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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디 텍 “한국 단색화는 오래된 와인…가치 앞으로도 지속”
상하이 유즈미술관장 방한회견
내년 9월 17일부터 두달간 전시회
중국 미술관서 소개 이번이 처음




“한국 단색화의 가치는 앞으로도 꾸준하리라 생각한다.”

세계적인 슈퍼컬렉터인 부디 텍(Budi Tekㆍ59ㆍ사진) 유즈재단 설립자는 17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야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9월 17일부터 두달간 유즈재단 산하의 유즈미술관에서 ‘한국 단색화전’을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 단색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그는 “단색화전을 통해 중국과 한국미술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단색화를 오래된 와인에 비유했다. “미술 작품은 마치 와인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평가를 받기도 한다”며, “단색화는 50여년의 세월이 지나며 재평가를 받고 있고, 나는 적당히 이른 시기에 알게된 행운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이제 시작이라고 봤다. 세계 유수 미술관이 단색화를 사들이기 시작했기때문이다. 단색화를 소장하기 시작한 이상, 그에 대한 학예적 평가는 물론 가치를 조망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유즈미술관은 비행기 격납고를 개조한 미술관으로 그 규모가 9000㎡에 달한다. 2014년 개관 이후 미디어 아티스트 양푸동 개인전과 자코메티 회고전을 여는 등 현대미술의 대가로 꼽히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 왔다. 이달 말부터는 앤디 워홀 기획전이 예정돼 있다.

부디 텍은 “작년 베니스비엔날레 단색화전을 보고 전시를 결심했다”며 “중국현대미술은 물론 고대미술에서도 한국의 단색화와 일맥상통하는 도가적 흐름이 있어 무척이나 끌렸다”고 전시 계기를 말했다. 개인의 철학적 사유가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되는 단색화에서 한국적 스타일은 물론, 아시아 문화ㆍ철학 전반에서 보이는 공통성을 발견했다게 그의 설명이다. 단순히 한국의 미술 사조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읽힐 수 있는 현대예술이자 아시아 철학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는 구체적 기간과 출품작 수, 참여작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기획중이라 확실하게 결정된 것이 없어서다. 그는 “제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이외에도, 한국이나 해외의 주요 미술관의 작품도 나올 것”이라며 “한국 단색화를 중국에 소개할 수 있어 무척이나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미술관에서 한국 단색화를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이자 축산가공업으로 부를 쌓은 부디 텍은 아시아 최고의 컬렉터로 손꼽힌다. 세계 최다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미국 미술잡지 ‘아트+옥션’이 선정한 ‘세계 10대 컬렉터’에 2011년부터 이름을 올렸고, 글로벌 미술잡지 ‘아트뉴스’의 ‘200대 컬렉터’에 2012년부터 매해 선정되기도 했다. 2004년부터 미술품을 소장하기 시작해 현재는 약 1만5000점이 넘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술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는 장 샤오강, 아이 웨이웨이, 팡 리준 등 중국 현대미술 작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세계에 소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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