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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량은 지름길 교역로이기도 했다…청자 등 130점 추가 발굴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전남 진도의 명량대첩로는 500여년전 국운을 되살린 전승지이기도 하지만, 무역과 외교가 급한 상단과 국제사절단이 도전하던 해상의 지름길이기도 했다.

명량대첩로 유물 발굴장면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은 조류가 빠르게 흘러 정유재란때 이순신 장군의 기지(奇智)로 왜군 부대가 대규모 수장된 곳이다. 배가 지나가기 힘든 험로이지만, 예로부터 해상의 지름길로 알려져 많이 선박이 오간 곳이다.

명량해협로 북쪽 500m 떨어진 곳에는 중국을 왕래하는 국제적 사절을 위로하기 위해 고려 희종이 만든 정자 벽파정이 있었다. 이 정자가 있던 벽파항에 사신단과 상단이 빈번하게 드나들었다. 외교통상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군사적으로는 울돌목에서 4㎞떨어진 곳으로 정유재란 당시 격전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벽파할 일대에는 삼별초의 항쟁과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파견된 김방경의 상륙 흔적도 남아있다.

경제ㆍ외교ㆍ군사적 요충지였던 명량대첩로에서 또다시 고려청자 등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명량에서 발굴된 청자, 백자류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올해 4월 25일부터 실시한 이 일대 제4차 수중발굴조사에서 색감이 좋고 장식과 문양이 화려한 최고급 고려청자 등 130여점을 추가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려청자는 강진에서 제작된 접시, 잔, 유병 등이 대표적이며, 백자와 도기들도 출수됐다. 해상교역로였음을 말해준다.

지난 1차(2012년)와 2차(2013년) 발굴조사를 통해 임진왜란 당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석환(石丸, 돌포탄) 4점이 나왔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2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시위를 걸고 방아쇠를 당겨 화살을 추진시키는 무기인 노기(弩機)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견됐다. 군사 격전지였음을 재확인하는 대목이다.

조사해역의 일부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출수되는 닻돌(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 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해 매다는 돌)들도 주목된다. 약 200×180m의 구역에서 총 54점이 발견됐는데, 이는 당시에 이 해역이 배들이 쉬어가는 정박지나 피항지의 역할을 했던 증거이다. 특히, 중국식 닻돌이 1점 발굴된 것은 벽파항이 태안 마도(馬島) 등과 더불어 한ㆍ중ㆍ일 국제교류의 중간기착지였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올해는 수중지층탐사기(SBP, Sub-Bottom Profiler)로 해저면 하부를 정밀 탐사, 이상체가 확인된 지점과 유물 집중매장처로 추정되는 곳을 조사했다.


명량에서 발굴된 노기(화살 추진 무기)

명량대첩로 해역의 서쪽은 만(灣)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과거 간척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이 때문에 물이 소용돌이치면서 흘러 유물이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있고, 물속에서 시야(0~0.5m)가 확보되지 않아 장기적인 연차 조사가 필요한 곳이다.

앞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1년 이 해역에서 발견된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이 검거된 것을 계기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긴급탐사와 1~3차에 걸친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토기, 도자기, 총통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 650여 점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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