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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믜리도 괴리도 업시
(성석제 지음, 문학동네)=이 소설의 제목은 고려가요 ‘청산별곡’에 나오는 가사로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라는 뜻이다. 지난 3년간 작가가 집필한 여덟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것으로,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하루하루 조용히 무너져 내리는 무기력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어떤 사건, 사람을 맞딱드리면서 한바탕 회오리를 경험하게 된다. 표제작 ’믜리도 괴리도 업시’는 동성애 이야기.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살아가던 중년의 ‘나’ 앞에 어느날 옛 친구가 나타난다. 어린 시절 ‘만인의똥개’ ‘신데렐라’로 취급받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고 치이던 ‘너’는 내게는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자꾸만 엮인다. ‘나’는 은연중에 ‘너’를 무시하지만 ‘나’에 대한 ‘너’의 관심과 애정이 싫지 않다.

▶종말론 사무소(김항 지음, 문학과지성사)=정치가 실종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정치인들의 얘기가 아니다. 김항 연세대 국학연구원 HK교수는 정치실종사건의 발생 시점을 9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연대기적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하나의 문턱이 그때 솟아났다고 말한다. ‘정치’와 ‘통치’의 분할이라는 현상이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립하게 만드는 고유한 행위를 정치로, 인간을 육체나 생명으로 대상화함으로써 권력과 법의 지배를 집행하는 것을 통치라고 할 때, 이 즈음 정치는 우리와 멀어졌다는 얘기다. 저자는 그 시점이 왜 중요한지 조르조 아감벤과 발터 벤야민의 ‘종말론 사무소’란 용어를 통해 짚어간다. 조르조 아감벤, 발터 벤야민, 미셸 푸코, 카를 슈미트, 위르겐 하버마스 위대한 사상가들 간의 논쟁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이를 통해 근대 통치질서의 실체를 밝히고, 인간의 삶을 ‘벌거벗은 생명’으로 치환하여 통치의 대상으로 삼는데 맞서 인간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인 ‘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대한민국 토탈트렌드 2017(이항영, 백선아 지음, 예문)=‘2017년은 N포 세대 가고 플랜 ME 세대 온다’. 2017년 트렌드로 저자들이 제시한 키워드다. 올해 가장 먼저 출간된 트렌서인 이 책은 IT 기술,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투자금융, 취업 진로 등 6가지 분야별 트렌드를 예측한다. 이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더 이상 N포 세대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들은 현실 상황에 맞춰 자주적이고 똑똑한 선택을 해나가는 ‘플랜ME’ 세대로 나아가고 있다.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성비와 실속 위주의 선택을 통해 작은 만족과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REV 지향 시대’가 키워드로 제시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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