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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변화 사냥꾼’ 케슬러가 말하는 경제위기돌파법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변화 사냥꾼’으로 불리는 앤디 케슬러는 월 스트리트에서 20년 넘게 애널리스트, 투자은행가로 활동하다 90년대 중반 실리콘밸리로 옮겨 헤지펀드를 시작했다. 거기서 그가 5년 동안 낸 수익은 연평균 55%. 그의 투자비결은 온갖 지수도, 짭짤한 정보도 아니었다. 그건 다름아닌 ‘살아있는 진짜 지식’이었다.

그는 “지식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이 변화하는 과정과 그것이 인간공학적 인터페이스에 미치는 영향, 많은 기존 산업이 붕괴될 이유에 대해 미시적인 연구를 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최근의 경제 위기는 기존의 경제의 툴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저금리 · 저물가 · 고실업률 · 정부 부채 증가 등 뉴노멀 경제에서 지금까지 쓰여온 경제 용어와 개념은 잘 들어맞지 않는다. 요동치는 주택의 가치나 주식시장의 시세도 기존의 방식으로는 예측하지 못한다. 

[지식과 권력/조지 길더 지음,윤영호 옮김/세종연구원]

1981년 ‘부와 빈곤’을 통해 기존 자본주의 이론을 넘어 공급주의 경제학을 제안해 일약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조지 길더는 근작 ‘지식과 권력’(세종연구원)에서 “경제정책으로 인한 현재의 위기를 단순히 보수주의 경제학이나 사회주의 경제학이 경쟁 상대에게 승리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며, 새로운 자본주의 이론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는 다름아닌 섀넌의 정보 이론을 적용한 이른바 ‘자본주의 정보 이론’이다. 바꿔말하면 엔트로피 경제학이다. 그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보상 시스템이라기 보다 정보 시스템이다. 저자는 경제학 모델이 경제 시스템 원리를 명확하게 밝혀내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간과했거나 이해가 없었다. 즉 인간의 자유의지와 창의성에서 비롯되는 돌발 상황이다. 정보이론에 따르면, 오직 돌발 상황만이 정보로 간주되며 무질서와 무작위성, 혁신, 선택의 자유 등이 이에 해당된다. 엔트로피는 돌발상황, 무질서, 무작위성, 잡음, 불균형, 복잡성의 단위이자 선택의 자유의 단위이다.

저자가 말하는 ‘엔트로피 경제’라는 개념에서 엔트로피는 물리학의 열역학에서 따왔지만 물리학의 무질서와 기업가적 무질서와 돌발상황은 다르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즉 궁극의 물리적 엔트로피는 총체적인 무질서에 다다른 우주의 열사로 예상되지만 기업가적 무질서는 카오스나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정보의 무질서’라고 명명될 수 있는 질서와 격변의 조합이라는 것. 그 결과 엔트로피의 경제적 결실은 창조와 이익으로 나타난다.

자본주의 정보 이론에 따르면, 졍제 성장을 위한 핵심은 금전적 보상의 추구를 통한 재산의 획득이 아니라 학습과 발견을 통한 부의 증대다.

또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은 정부의 지시나 전문가의 도움, 확실한 시장 없이도 스스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사업계획 프로젝트를 창출하는 기업가들이다. 경제의 장과 발전, 일자리와 복지, 시장과 수요는 모두 이런 기업가들의 창조에서 비롯된다. 특히 돌발 정보라고 할 수 있는 예측불가능한 기업가의 자유의지는 시장에 높은 엔트로피와 무질서를 초래한다.이를 예측가능성과 질서를 부여하려면 돌발성이 가득한 고엔트로피 정보를 돌발상황이 전혀 없는 저엔트로피 매개체에 담아내는게 관건이다. 자본주의에서 예측이 가능한 매개체들은 법규, 질서유지, 재산권보호, 규제의 신뢰성과 구속력, 회계의 투명성, 통화의 안정성, 적당하고 예측가능한 정부의 역할에 상응하는 과세수준이다. 국가 권력의 역할은 바로 고엔트로피 정보(정보과부하)가 시장에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게 2008년 금융위기다. 권력이 정보와 투자가 아닌 저엔트로피 매체인 돈과 금융에 치중됨으로써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개혁의 목표는 자본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기업가에게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경제의 미래는 창조적 기업가의 지식이 시장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질서와 규치이 어떻게 가능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금융 뿐 아니라 소득 불평등, 에너지, 세금, 공정공시제도, 등의 개혁을 통한 지식과 권력의 균형을 주장한다, 저엔트로피 매개체가 자본주의라는 고엔트로피 체제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때 경제 회복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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