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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증하는 가계부채 네가지 뇌관] 숨겨진 가계부채의 핵폭탄‘전세’…60대 이상 고령층 부채 23%차지
폭증하는 가계부채 네가지 뇌관


한국에만 존재하는 전세 제도는 숨겨진 가계부채 위험으로 지적된다. 전세보증금은 개인간의 거래라 공식적인 가계부채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증금은 임차인에게는 금융자산이지만 임대인에게는 실질적인 가계부채가 된다.

우리사회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도 가계부채 문제의 숨은 악재다.


▶역전세난 우려… 임대보증금은 숨겨진 가계부채 뇌관= 최근 전세가격이 전세보증금 이하로 떨어지는 역전세난 우려가 나오면서 임대보증금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집을 팔아서 보증금을 빼 주더라도 이미 집값이 보증금보다 떨어진 상태라면 경매 등을 통해 집을 처분하더라도 세입자의 피해를 피하기는 어렵다.

추가 대출로 이어져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세보증금 규모는 450조원으로 추정된다.

개인간 거래인 전세보증금은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이라 볼 수 있는 만큼 증가 속도와 구조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은행을 통한 전세자금대출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가족이나 친지에게 전세보증금을 빌린 경우도 많은데 이 부분은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며 “공식 통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부채가 가계부채의 23%=고령화도 가계부채 부실 위험을 높이고 있다.

노후관리가 안된 50~60대의 빚이 최근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가구의 부채는 지난해 3월말 기준 4785만원으로 전년보다 8.6% 늘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고령층의 가계부채는 전체 가계부채의 23%에 육박할 정도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빚 부담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61%에 달해 미국(94.9%)·프랑스(16.8%)·독일(37.5%)·네덜란드(105.4%) 등 주요국들을 크게 웃돌았다. 60대 이상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전 연령대 평균(128.2%)을 웃돈 유일한 나라다.

반면 상환능력은 갈수록 낮아져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카드대금이나 대출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60대 이상 고령층은 7805명으로 2014년(5864명)에 비해 20.8%나 늘었다.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세다.

송인호 연구위원은 “늘어나는 가계빚을 잡기 위해서는 질적 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고령층의 대출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정락 연구위원은 “고령층에 대한 주택연금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주택연금 관련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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