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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부산 16분만에…초음속열차가 온다
레일대신 튜브형태 진공흡입 원리

시속 1200㎞ 5월 美서 실험성공

고속철 건설비용의 10분의1 수준

중국~러~유럽 ‘新실크로드’ 추진

국내 울산과학기술원도 개발착수


4년전 테슬라모터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스페이스X의 설립자인 엘론 머스크는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시속 1200㎞로 달리는 ‘하이퍼루프(Hyperloop)’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다. 서울~부산(약 320㎞) 구간을 하이퍼루프로 달리면 16분만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음속(音速)을 뛰어넘는 속도로 달리는 교통수단이 2020년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의 보고서 ‘하이퍼루프, 2020년 안에 실현된다’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가 제시한 혁신적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가 향후 4년내 단순 구호가 아닌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루프는 극초음속(hypersonic-speed)과 루프(loop)가 결합된 용어로, 터널 속 공기를 뽑아내 진공 속을 초음속으로 달리는 미래형 열차를 의미한다. 기차의 레일 대신 튜브 형태가 도입되며, 차량(포드)이 달리는 동안 튜브 내부는 진공상태에 가까워져 음속에 가까운 속도가 구현된다.

머스크는 지난 2013년 “하이퍼루프는 지름 약 3.5m의 원통 모양의 튜브 속을 28인승 차량인 포드(pod)가 최고 시속 1200㎞로 달릴 것”이라며 “LA서 샌프란시스코(560㎞)를 30분에 주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교통수단의 속도 향상에 힘써온 결과, 1950년대 초반 시속 100㎞로 달리던 고속철도는 이제 평균 300~400㎞를 넘어 600㎞를 바라보고 있다. 머스크의 전망대로 시속 1200㎞로 달리는 교통수단이 나온다면, LA~샌프란시스코는 물론 한국의 부산~서울 간 16분,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두바이~아부다비 간 15분만에 이동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기술을 개발중인 미국의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사(社)는 지난 5월 11일 하이퍼루프의 가속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 추진체는 1.1초동안 시속 187㎞의 속도로 주행했으며, 하이퍼루프의 기술 실현 가능성을 최초로 보여줬다. 하이퍼루프원은 2019년까지 화물, 20121년까지 사람을 하이퍼루프로 이동시킨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하이퍼루프는 속도의 혁신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뛰어나다는게 머스크의 주장이다.

머스크는 “LA와 샌프란시스코 구간을 약 60억달러(6조7000억원), 1마일(약1.6㎞)당 1150만달러(127억8000만원)의 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계획하고 있던 고속철도 건설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예상 비용으론 건설이 어렵고, 1마일당 최대 2000만달러(222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가별로도 차세대 이동수단에 대한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이 이 기술에 관심이 높다. 최초의 하이퍼루프가 유럽이나 아시아에 건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6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러시아 교통부와 하이퍼루프원은 2020년초까지 러시아 극동도시 자루비노의 슬라뱔카항과 중국 지린성을 연결하는 300억루블(약 5100억원)의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당시 하이퍼루프원의 부사장은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1호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 국가가 되었듯 초고속 철도에서도 동일한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훈태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하이퍼루프원이 튜브 주행 시험에 성공한다면 2020년 상용화를 위한 추가 개발자금은 러시아 자본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신(新)실크로드가 구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도 사업 타당성을 적극 검토중이다. 양국의 수도인 스톡홀름과 헬싱키를 하이퍼루프로 연결한다는 계획으로, 482㎞ 거리의 두 도시가 연결되면 약 28분만에 이동 가능하다. 비행기로 3~4시간(수속, 대기시간 포함), 페리로 17시간30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적인 이동수단이다.

국내서도 하이퍼루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지난 7월 하이퍼루프를 위한 핵심 요소인 튜브 내 공기 저항을 줄이고, 마찰 최소화하는 ’열차 부상 및 추진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간 14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되며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한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6월 공청회를 통해 하이퍼루프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국토부 측은 “초고속열차 연구개발 지원 대상으로 하이퍼루프를 선정할지 철도사업 환경 변화를 고려해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퍼루프가 상용화되면 교통수단의 혁신일뿐만 아니라, 철강업계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하이퍼루프의 튜브 소재가 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만일 하이퍼루프가 현실이 된다면 튜브 제작비가 전체 시공비의 약 15%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철강사 입장에선 신규 강재 수요처로 부상할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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