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0초 승부사]故 백남기 농민이 두 번 죽는 이유


[HOOC=이정아ㆍ손수용 기자, 한상혁ㆍ박규리ㆍ홍윤정 인턴] 지난해 11월 15일 제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백 씨는 317일동안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끝에 지난달 25일 사망했죠. 

그런데 그의 죽음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그의 사망진단서 때문인데요. 백 씨의 치료를 맡았던 주치의가 그의 사망원인을 ‘병사’라고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의학전문가들의 판단과는 전혀 다른 의견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백 씨의 죽음이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인 ‘외인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수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치료를 맡았던 백선하 교수는 고인의 사망원인이 병에 의한 사망, 즉 ‘병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망진단서에 기록된 ‘병사’와 ‘외인사’는 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둘러싼 ‘사망진단서’ 논란을 100초 안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2016. 09. 26일.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사망요인 병사.

#. 고 백남기 농민은 지난 11월에 있었던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어. 그리고 317일을 병상에 누워있다 깨어나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어.

그런데 그의 죽음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어. 백 씨의 사망원인이 ‘외인사’ 인지 ‘병사’인지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거든.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급성 격막하 출혈’로 의식을 잃고 10개월 만에 사망한 백 씨의 사망 원인은 ‘병사’.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 먼저 백 씨의 사망원인이 외인사라고 주장하는 주치의. 그는 백 씨의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에 백씨가 사망했다, 그러니까 그가 최고의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병사’라고 말하고 있어. 사망진단서는 오직 주치의가 작성할 수 있어서 강제적으로 수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야.

반면 대부분의 의학전문가들은 백 씨의 주치의와 다른 생각이야. ‘사망진단서 작성안내’에 따르면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으면 외인사’라고 쓰여 있어. 물대포라는 외부요인이 백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인’ 이유라는 거지. 심지어 백선하 교수가 소속된 서울대병원까지 외인사로 보고 있어.

#. 그런데 사망원인이 왜 중요하냐고? 사인에 따라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소재가 달라지기 때문이야.

만약 사인이 외인사라면 그의 사망이 경찰이 쏜 물대포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해. 이렇게 되면 경찰 혹은 정부 관계자에게 책임소재가 돌아가게 될 거야.

하지만 병사라면? 외부 요인과 상관없이 병으로 인한 사망이기 때문에 경찰은 어느 정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돼.

#. 경찰에 물대포에 의해 사람이 쓰러졌고 ‘외인사’든 ‘병사’든 그는 사망했어. 그런데 이 일과 관련해 사과하거나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지.

모두가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지금. 경찰도 살고, 주치의도 살고, 서울대도 사는데 하늘나라에 있는 백남기 농민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feelgo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