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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축구장 30개 크기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HOOC=이정아 기자]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여유가 생기고 지난 추억과 미래를 번갈아 떠올려 보는 건 인지상정일 듯 싶습니다. 흔히들 별을 보는 사람들은 원대한 꿈을 꾸게 된다고 하는데요.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 1000억 개가 넘는 은하가 존재하고, 북두칠성의 국자부분에 담겨 있는 은하계 수가 1억9000만 개에 이르고 있으니 그 규모를 생각하면 현기증이 날 지경입니다. 별들로 채워진 우주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것이죠.

별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우주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한 인간의 호기심은 천체 망원경을 발명하게 만듭니다. 망원경을 이용한 우주 관측의 시작은 16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지동설(地動說)에 관한 증거를 찾아낸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가 당시 굴절 망원경을 손수 제작해 하늘의 별을 처음으로 관찰했습니다. 당시 망원경의 지름은 35㎜ 였습니다.

그 뒤로 망원경은 과학 기술의 진보와 함께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지름이 500m에 이르는 반사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주인공이 지난 25일(현지시간) 공식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 ‘톈옌(天眼·하늘의 눈)’입니다. 톈옌은 직경이 500m에 달한다는 뜻에서 패스트(FAST·Five-hundred-meter Aperture Spherical Telescope)라고 부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 '톈옌'이 가동됐다.

중국 구이저우 성 핑탕 현 산속에 있는 이 망원경의 반사경 둘레는 1.6㎞에 달합니다. 크기만 축구장 30개 넓이에 달하는데요. 이전까지 세계 최대 크기였던 푸에르토리코의 전파망원경 아레시보(직경 305m) 보다 두 배 정도 크고 수신 감도도 2.25배 높아졌습니다. 중국은 처음 톈옌을 개발하기 위해 아이디어가 제안된 1994년 이후, 해당 산악 지역에 거주하던 마을 사람들 9000여 명을 강제로 이주시킨 뒤 2011년 3월부터 이 프로젝트에 착수해 12억 위안(약 2240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앞다퉈 더 큰 규모의 광학 천체 망원경을 만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집광력(렌즈가 빛을 모으는 성능)과 해상도를 높여 지금까지 보지 못한 어두운 별을 발견하거나 좀 더 자세히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서죠. 망원경의 집광력은 거울의 면적, 즉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해서 좋아지고 해상도는 반지름에 비례합니다.

중국은 톈옌의 거울 면적을 높이기 위해 망원경이 축구장 30개를 합한 25만㎡의 면적을 총 46만 개의 반사 디스크로 덮었습니다. 반구 모양의 반사판에는 4450개의 삼각 패널을 설치했는데, 각 삼각 패널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어 초점도가 높아졌습니다. 그 결과 톈옌은 137억 광년 거리에서 오는 전자기 신호를 포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국가천문대 부대장 정샤오니엔(鄭曉年)은 “현존하는 전파망원경에 비해 정밀도, 수신능력이 최대 10배 향상됐다”며 “외계 생명체와 펄서(중성자별) 탐지 등을 통한 우주 기원 연구에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혀낼 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중국 과학자들은 톈옌을 활용해 우주 안에 존재하는 중성수소가스, 펄서 행성, 성간 물질 등을 탐사하고 또 외계 행성 간에 있을 수 있는 미세 통신 신호를 포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BBC는 “중국이 다시 과학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인덱스 국가별 순위를 보면 중국은 2012년 4511.28점에서 2015년 6478.34점으로 거의 2000점에 가까운 성장 폭을 기록했으며, 네이처에 발표되는 논문의 수로 보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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