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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올인해도 힘든데…벌써 대선전쟁
김재수 해임안에 국감 파행

공공·금융 기득권지키기 파업 소비·수출감소겹쳐 총체적 위기
여야는 기싸움 경제현안 스톱
내년 성장률 1%대 추락 암울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 가결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대강(强對强) 극한대결에 나서면서 우리경제도 방향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해임안 사태가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의 정국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향후 주요 경제현안에서도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26일부터 시작된 20대 국회 정기 국정감사 첫날부터 삐거덕대면서 이어 진행될 내년도 예산안 심사나 법인세ㆍ소득세 등 세법 개정안 심의, 경제관련법 및 노동개혁법 등 쟁점법안 처리 등 어느 것 하나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 공공부문과 금융권 파업에 이어 자동차ㆍ철도ㆍ화물 노조 등이 줄줄이 파업에 나서는 등 각자의 이익을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가 분출하고 있다. 세계경제 악화로 대외여건이 꽉 막혀 있는 상태에서 조선과 해운은 물론 철강ㆍ화학ㆍ건설 등 취약 산업의 구조조정과 동시에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정부로서는 최악의 정책 추진 여건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3·6면

우리 경제는 일부 지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악화되는 등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소비가 ‘절벽’에 직면한 가운데 구조조정 파장으로 대량실업과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민생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등 구조적 취약요인이 많아 올해 개혁과 성장의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하면 총체적인 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2% 성장도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시각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HSBC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3분기 2%에서 4분기엔 1.6%로 떨어지고 내년 ㆍ2분기에도 각각 1.8%로 1%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도 한국의 성장률이 4분기와 내년 1분기 각각 1.8%, 2분기 1.7%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4년 3.3%로 3%대를 회복했다가 작년에 2.6%를 기록하며 2%대로 주저앉았다. 성장률이 2%대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우리경제는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많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투쟁에 ‘올인’해 있는 상태다. 국회의 고유 권한이자 의무인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고가더라도 ‘이번에 물러서면 끝장이다’는 극단적인 인식이 정치권에 팽배해 있다. 이런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는 이번 국감은 물론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심사, 쟁점법안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많다.

대선 주도권을 놓고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더욱 심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함몰현상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19년전 외환위기는 외채문제가 폭발하며 갑작스럽게 찾아왔지만, 이번 위기는 더 심각하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돼 위기의식이 약화돼 있을 뿐이다. 정치권이 20대 국회 출범 초기 외쳤던 협치 정신을 살려 경제난 타개에 머리를 맞댈 것을 국민들은 주문하고 있다.

이해준ㆍ배문숙ㆍ원승일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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