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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OC]지진에 관한 오해와 진실
[HOOC]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을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유례없이 큰 지진에 인터넷 상에서는 지진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특정 현상을 보고 지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과연 지진 전에 나타나는 ‘특정 현상’으로 지진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런 얘기들이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 알아봤습니다. 



▶무지개가 나타나면 지진이 발생한다?=2008년 쓰촨 대지진 당시 지진이 일어나기 전 평소와 다른 무지개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2010년 칠레 대지진 때도 띠모양의 무지개가 일어났다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지진 무지개라고 부를 수 있는 이 무지개들은 가로로 길게 띠를 이루거나 수직으로 선 모양을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쓰촨과 칠레 지진 모두 번쩍이는 섬광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발생하는 섬광을 ‘지진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무지개와 섬광이 쓰촨과 칠레 지진에서 일어나면서 지진과 두 현상 간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과학적인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섬광이 일거나 특이한 무지개가 나타난다고 해서 지진으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생물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예로부터 동물들은 인간보다 민감한 분야를 가지고 있어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면 이를 두고 불길한 징조로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동물들이 떼죽음하는 경우 지진 등 큰 자연재해가 일어난다고 예측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2001년 일본 히로시마 지진이 있기 2주 전 고래 171마리가 집단으로 해안가에서 죽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2011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발생 이틀 전에도 뉴질랜드 남부 해변에 고래 107마리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광안리 바닷가에서 수만 마리의 개미떼가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죠.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 전 지각을 이루는 판들이 강한 압력을 받아 전기장을 형성해 동물 지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과 동물의 예지 능력과 지구전자기 현상 사이에 불규칙성이 있어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지진운이 나타난다?=지진운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나타난다고 알려진 특이한 모양의 구름입니다. 긴 띠 모양의 구름들이 연속적으로 피어있는 모습입니다. 보통 지진운이 발견된 지 2~3주 내에 지진이 발생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9일 부산의 한 고등학생이 지진운을 목격해 인터넷에 올렸는데, 같은 달 22일에 익산에서 3.9 규모 지진이 실제로 일어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지진운의 신빙성과 관련해 지진운 전문가 사사키 히로하루는 지하에서 올라온 전자파가 공기중 가스에 영향을 미쳐 생성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학계에선 지진운과 지진 관계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국기상학회나 기상청 등은 지진운이라는 개념 자체를 공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전조현상이라는 것은 주기성과 일관성이 중요한데, 단순한 구름의 움직임이나 모습으로 이를 예측하기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종합해보면 현재 인터넷 상에 떠도는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일컫어 지는 ‘특정현상’들이 지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일관적인 예시 현상을 보여야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전조들이 지진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상청의 ‘기상백과’에서는 암석의 전기전도율 변화, 방사성동위원소 양의 변화, 미소지진활동의 변화, 그 지역을 지나는 지진파의 속도변화 등을 지진 전조현상으로 들고 있지만 “대부분 지진 발생 후에 전조현상으로 인정받은 것이며, 지진예측 연구가 여러 국가에서 수행되고 있으나, 아직 실용적 수준에 이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지진 예측을 위한 과학적 노력도 존재합니다.

김규범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해 9월 기체 ‘토론’(Thoron)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고, 이를 통해 지진 예측이 가능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경북 울진 성류굴의 기체 상태를 조사한 결과 동일본 대지진 1개월 전부터 공기 중 라돈과 토론의 농도가 평소보다 3~4배 높아졌다고 합니다.

특히 계절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는 라돈에 비해 기상현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 토론이 지진 예보에 활용하기에 더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지진이 일어날 만한 장소에 인공 굴을 만들어 토론 기체를 관측하면 지진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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