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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산업도 흔들]구마모토 악몽에서 못 벗어난 日 기업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일본 중부 산악지대를 가로지르던 길이 한순간 사라졌다.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고, 내진 설계가 기본인 공장들도 가동을 멈춰야만 했다.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슈지진은 일본 기업들에게도 악몽 그 자체였다. 소니는 반도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했고, 자동차 업체들도 핵심 부품 공장 가동 중단에 두 손 놓고 지켜봐야만 했다.

지진 발생 1주일 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요타자동차가 구마모토 지진 영향으로 멈춰 세웠던 일본 내 완성차조립라인 26개 가운데 18개를 25일부터 28일까지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구마모토 지진으로 생산 차질이 8만대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동중단기간을 연장하는 8개 생산라인의 재가동 여부와 시기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핵심 부품 공급 중단이다. 도요타자동차 그룹의 아이신정기 구마모토 공장이 지진 피해로 부품 공급을 장기간 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아이신의 중국 및 멕시코 공장에서 부품을 공수해기 시작했다. 또 구마모토 공장에 있는 설비나 금형을 규슈의 다른 공장으로 옮겨 부품 생산을 재개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일본 미쓰비시UFJ증권은 구마토모현 강진으로 1분기(4~6월)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300억엔(약 32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또 도요타의 부품을 공급받는 혼다자동차도 최대 3800대에 이르는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디지털카메라 및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는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의 소니공장도 당시 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소니는 지진 발생 직후인 14일부터 작업을 멈추고 클린룸을 점검하고 있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데만 1주일 넘게 걸렸다.

미쓰비시전기의 구마모토현 파워반도체공장 역시 마찬가지다. 지진 발생 1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공장시설 출입이 제한된 상태로, 담당자들만 들어가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반도체업체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미쓰비시전기, 파나소닉 등도 구마모토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구마모토 공장 재가동이 늦어질 경우 다른 공장의 대체 생산까지 고려 중이다.

이 같은 구마모토 지진과 일본 기업의 피해는 글로벌 산업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소니의 이미지 센서 라인 차질은 한 때 애플과 LG전자 등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를 떨게 했다. 그리고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실제 지진 발행 후 3달간 생산 및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소니 역시 2분기 연결 결산에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감소한 211억 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구마모토 소재 이미지 센서 공장이 피해를 입으면서 반도체 관련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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