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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레·케첩 ‘오뚜기’ 외길…한국 식품업계의 ‘산 증인’
별세한 故 함태호 명예회장
1969년 창업…인스턴트 카레 첫선
‘3분카레’로 3분 요리 대중화 시켜
시식 판매-판매여사원制 첫 도입
심장병 어린이 4242명에 새 생명도



“경쟁사의 시장을 나눠 갖지 않는다. 새 수요를 찾고 늘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며, 머리 쓰고 땀 흘려 현재나 미래의 수요를 창조하는 것이 오뚜기의 기본이다.”

지난 12일 별세한 고(故) 함태호(86·사진) 오뚜기 명예회장은 47년 간 한국 식품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고인은 1930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양질의 고영양가 제품을 남보다 앞선 품질로, 남보다 앞서 공급하기 위해 식품산업에 진출했다. 

1969년 풍림상사를 창업하고 ‘인스턴트 카레’를 한국에 처음 선보였다. 1971년에는 풍림식품공업으로 사명을 바꿨고 ‘토마토 케첩’을 내놨다. 이듬해에는 ‘마요네즈’를 국내 처음으로 생산해 판매했다. 1973년 오뚜기식품공업에 이어 1980년 오뚜기식품으로 사명을 다시 바꿨다. 1981년 출시된 ‘3분카레’는 국내 최초의 레토르트형 건조식품이다. 이후 3분 요리가 대중화됐다.

오뚜기는 국내 식품회사 중 가장 많은 1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카레와 케첩, 마요네즈를 비롯해 식초, 레토르트, 참기름, 스프, 당면, 미역, 드레싱, 후추, 겨자, 와사비, 국수, 물엿, 드레싱, 마아가린 등 무려 26개 식품에서 점유율 1위다. 여기에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고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

“머리를 쓰지 않고 똑같은 방법만 쓰면 그 시점부터 퇴보하고, 모든 경쟁에서 낙오가 된다” “문제가 있으면 현장에서 문제를 찾아라.” 그가 평소 강조한 말이다.

풍부한 맛과 품질, 편리함도 추구했다. 고인은 매주 금요일 시식에 직접 참여해 시식평가를 해왔다. 혁신적이고 선진적인 마케팅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을 통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루트세일’(Route Sale)을 국내 최초로 실시했고, 한국 최초로 시식 판매와 판매 여사원 제도를 도입했다.

그는 특히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결연을 맞고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후원해, 현재까지 4242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유족으로는 장남인 함영준 회장을 비롯해 장녀 함영림씨(59)와 차녀 함영혜씨(55) 등 두 딸과 손자인 함윤식씨(25), 뮤지컬배우로 잘 알려진 함연지씨(24)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6일이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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