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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말 아꼈지만 행보는 ‘대권’…“다음정부는 시민의 정부”
-북미 순방 박원순 서울시장, 동행 기자단과 합동 인터뷰

-“차기 대선 정권교체 넘어 시대교체…국민의 시간표 따를 것”

-“대선 의제는 불평등 해소…노벨상 스티글리치 교수와 협업”



[헤럴드경제=(몬트리올)강문규 기자]북미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 출마를 고민중”이라는 말에서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는 못했지만 결심을 굳힌 듯한 표정과 차기를 향한 발걸음은 감추지 못했다. ‘시민’이라는 말 대신 ‘국민’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경우 많았으며 “차기 정부는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민의 정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동행 기자들과 합동 인터뷰를 갖고 “차기 정부는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민의 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동행 기자들과 합동 인터뷰를 갖고 내년 차기 대선과 관련 “국민의 시간표가 중요하다”며 “국민의 시간표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내용도 없이, 시대나 비전에 대한 고민과 비전도 없이 스스로 자가발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치러질 대선은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 미래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려면 새로운 룰이 필요하다”며 “정치는 구태의연한 과거를 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이야기하지만 진짜는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다”며 “정치가 시장실패 등 경제문제를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전환의 중심은 결국 정치”라면서 “한국사회에서 상위 1%가 자본을 독식하고 나머지 99%가 차별받고 있는데 내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불평등 해소가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박원순 시장은 노벨상 수상자인 세계적인 경제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와 1시간 30분동안 대화를 나눈 후에는 ‘전율 느꼈다’는 표현을 썼다. 박 시장은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제 나의 스승”이라며 “한국사회의 거대한 흐름에 대한 특히 원인이나 해법을 정말 과학적으로 논증한 스티글리츠 교수의 책은 미래의 나침반”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저서 ‘불평등의 대가’를 비행기 안에서 정독하고 전율을 느꼈다”며 “우리 사회의 절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정답”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박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스티글리치 교수의 경제 이론이 정책적인 나침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순방 동행 기자들에게 “한국사회는 불이 났다. 불평등, 불공정, 불의, 불안, 불통, 불신 등 우리 사회의 큰 불을 꺼야 한다”며 “99대1의 불평등과 한국사회의 절망을 치유할, 새로운 룰을 다시 쓸 종합 마스터플랜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티글리츠 교수가 힐러리 클린턴 선거 캠프의 정책방향이 담겨있는 ‘Rewriting rules of American economy’라는 책처럼 한국사회의 형편에 맞는 새로운 룰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자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한국사회는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성장 모멘텀이 줄고 청년들은 절망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며 “어떻게 하면 고속성장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와 한국 경제학자와의 협업은 빠르면 내년 3~4월 쯤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동행 기자들과 합동 인터뷰를 갖고 “차기 정부는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민의 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몬트리올 총회를 통해 “지금 전세계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사회적 경제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적 경제를 통한 혁신으로 전 세계가 직면한 경제위기의 긴 터널을 극복해나가자고 화두를 던진 것이다.

그는 전세계의 새로운 물결인 ‘사회적 경제’를 이끄는 핵심 도시가 바로 서울시라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도 세계적인 아젠다를 끌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경제’가 ‘사회주의’로 정치적 오해를 받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박원순 시장은 자신을 “일을 되게 만드는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제를 평론가적 제3자적으로 해석만 하는 평론가적 리더쉽이 아닌 문제의 현장에서 함께 해결하고 되게 하는 책임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추상적 담론이나 큰 소리만 치는 과거의 카리스마 리더십보다는 실용적이고 소통하며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소통ㆍ실용ㆍ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이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순방 기간 ‘대권’에 관련한 언급은 피했지만 행보만으로 충분했다. 방문지 뉴욕ㆍ몬트리올ㆍ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열린 교민 등과의 3차례 번개모임은 팬미팅을 연상시킬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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