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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배의 실적을 원한다면…‘기하급수기업’의 DNA를 이식하라
기존에 있던 기술·정보 적극 활용
헌신적 인재들 가득한 ‘커뮤니티’와 협업
‘폭발적 성장 이루는 기업만들기’전략소개
“목적의식·지속적 실행이 성공이끈다” 역설



“지금까지 본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벤처재단인 엑스프라이즈 재단과 실리콘밸리 민간 창업대학 싱글래리티 대학 설립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앞으로 진행될 혁신의 속도를 이렇게 말한다. 그의 동료이자 구글의 인공지능 책임자인 레이 커즈와일에 따르면, 무어의 법칙은 모든 정보기술에도 적용되며 한번 배가 법칙이 성립하면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면 폭주기관차처럼 빨라지기만 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어떻게 해야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싱글래리티 대학 학장인 살림 이스마일과 ‘실리콘밸리의 역사가’로 통하는 마이클 말론, 구글, ING은행, 삼성 등과 일해온 컨설턴트 유리 반 에이스트가 공동 저술한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는 이 놀라운 속도에 최적화된 새로운 조직으로 ‘기하급수 기업(Exponential Organization)’을 호명한다. 기하급수 기업이란 기존에 있던 기술과 정보를 적극 활용해 동종의 타 기업보다 최소 10배 이상 뛰어난 실적을 내는 기업이다. 기하급수 기업이라는 개념이 처음 출현한 곳은 바로 싱글래리티대학. 레이 커즈와일과 피터 디아만디스가 2008년 설립한 이 대학의 커리큘럼은 기술 발달을 가속화하고 있는 분야로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의 경영자들이다.

저자들은 기하급수 기업의 특징으로 우선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는 목적(MTP)을 꼽는다. 또한 주문형 직원,커뮤니티와 크라우드를 활용하고 모든 사업결정은 직감이 아닌 자체 알고리즘으로 추출한 데이터에 기반하며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등 10가지 특징을 보인다. 이 중 네 가지만 조직에 이식해도 실적향상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대기업이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전략은‘ 스스로’를 파괴하고 혁신하도록 특별 팀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 스타트업은 모선을‘ 공격’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게 한다. 이 팀은 기업 내부에서는 결코 보이지 않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반드시 외부 커뮤니티와 소통해야 한다.”‘(기하급수 시대가 온다’에서)
그렇다면 기하급수 기업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하급수 조직을 갖춘 스타트업의 훌륭한 사례로 저자들이 꼽은 건 로컬모터스. 이 기업은 2007년 제프 존스와 제이 로저스가 피닉스에 설립한 글로벌 공동 제작 플랫폼으로, 자체 커뮤니티가 고객 맞춤형 차량을 설계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을 돕는다. 창업 당시 로컬모터스는 커뮤니티 구성원을 모으기 위해 디자인 스쿨에 접촉해 학생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하는 데서 시작했으나 실패하고 크라우드 소싱으로 전환했다. 이 방법은 성공해 2008년 3월 로컬모터스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완전히 크라우드 소싱하는 커뮤니티로 탄생한다. 그런 뒤 로컬모터스는 수많은 디자이너 사이트에 자신들의 열정을 공유하고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트들은 마음이 맞는 커뮤니티 구성원을 끌어모으는 자석과 같은 역할을 했다. 다음 단계는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자동차 디자인 공모. 100여개의 참가작이 쏟아졌고 그렇게 로컬모터스라는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현재 로컬모터스 커뮤니티는 4만 3100명으로 구성, 31개 프로젝트에 6000개 디자인과 2000개 아이디어를 가지고 함께 작업하고 있다. 이렇게 나온 디자인은 오픈소스형태로 공개된다.

커뮤니티가 자리를 잡은 로컬모터스의 다음 단계는 사상 최초의 크라우드소싱 자동차를 만드는 것. 2009년 로컬모터스는 랠리파이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랠리파이터의 최종 디자인은 100개국이 넘는 서로 다른 국가출신의 2900명의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내놓은 3만5000개의 디자인이 합쳐진 결과물. 랠리파이터는 기존 프로세스보다 5배나 빠른 1년 반 만에 제조됐고 개발비용은 300만달러에 불과했다. 로컬모터스는 도미노피자를 위한 최고의 배달 차량 디자인 등 기업과 커뮤니티를 연계한 각종 대회를 열고 있다. 2014년에는 3D프린터로 44시간만에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다.

저자들은 기하급수 스타트업의 가장 기초적이고 근간이 되는 요소로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는 목적’(MTP)을 든다. 예를 들어 현재 가장 추앙받는 일론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에너지, 교통, 우주여행을 다루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갖고 있었다. 두번째 단계는 커뮤니티와의 협업. 자신과 같은 열정을 가지고 성전을 치르는데 헌신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찬 커뮤니티를 찾는 것이다. 다음은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부단한 실행이다. 여기서 성공의 요체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부단한 실행이다. 핵심아이디어나 돌파구가 정해지고 나면 다음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 10배의 개선을 이루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저자들은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중간규모의 기업이 기하급수 기업으로, 또 대기업이 기하급수 기업의 사고를 따라가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도 단계별로 상세히 소개해 놓았다. 리더십 변혁, 기하급수 기업의 투자 또는 인수, 기하급수 기업의 특징 이식 등을 통해 대기업들이 핵심사업은 유지한 채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은 솔깃하다.

기하급수 기업을 만드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TED, 기트허브, 고프로, 샤오미, 자포스, 구글벤처스 등 풍부한 사례까지 기하급수 기업 만들기 매뉴얼로 손색이 없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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