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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환절기 건강 과일 ①] 못생겨서 한 번, 향긋함에 또 한 번… 가을 모과의 매력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외가에서 추석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는 날이면 늘 짐이 한아름이었다. 트렁크가 모자랄 정도로 꽉꽉 채운 사과며 쌀이며 고구마며, 외할머니가 손수 키우고 거둔 햇과일ㆍ햇곡식들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추석을 마무리하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서른 해 동안 반복됐던 그 익숙한 기억 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차 안을 가득 메운 모과향이다. 한가득 실은 먹을거리 사이에서 외가 마당에 서 있는 모과나무에서 따낸 모과 몇 개는 햇과일 속에서도 거침없이 존재감을 뿜어냈다. 오감(五感) 중 우리의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는 것이 후각이라 했다. 추석과 가을을 이야기 할 때 모과를 빠트릴 수 없는 이유다.

손바닥보다 큰 모과가 내뿜는 향은 분명 호불호가 갈린다. 울퉁불퉁한 외형이 딱히 호감이 가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생김새와 향이 발산하는 독보적인 존재감은 누구나 인정할한 것임은 분명하다. ‘못생겨서 한 번, 그리고 그 향긋함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는 모과. 가을에 만나는 손님, 모과에 대해서 알아봤다. 
▶가을의 건강을 책임지는 모과=건강을 위한 식단에서는 과일이 빠질 수 없다. 비타민과 각종 영양이 가득한 과일은 일상에 피룡한 영양을 채워주는 존재들이다. 물론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다시 모과로 돌아가보자면, 모과는 분명 향으로 먹는 과일이다. 여름이 지나간 9월부터 겨울까지 제철인 모과는 특유의 떫은 맛 때문에 그냥 섭취하기는 불편하다. 떫은 맛을 없애기 위해서 모과를 굽거나 얼려서 먹기도 하지만 흔히는 모과를 청으로 만들어서 차 형태로 음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동 지방에서는 양고기나 염소고기, 돼지고기를 조리할 때 함께 넣어서 먹기도 한다.

선뜻 먹기 꺼려지는 모과지만, 모과도 다른 과일들처럼 각종 영양소로 무장한 건강식품이다. 비타민 A와 B, C가 풍부하고 식이섬유, 칼륨, 셀레늄, 아연, 칼슘, 철, 마그네슘 등 미네랄도 다량 함유돼 있다. 모과에 들어있는 영양들은 우리 몸에서 여러 유익한 역할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모과를 ‘성질은 따뜻하고 맛이 시고 독이 없다. 토하고 설사하며 쥐가 이는 것을 치료하며 소화를 잘 시키고 이질 뒤의 갈증을 멎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제철 음식은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가을에 만나는 모과가 이 때 꼭 필요한 이유는 모과가 환절기 질환을 예방ㆍ치료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모과에 들어있는 사포닌, 사과산을 비롯해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의 25%에 해당하는 비타민은 감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기침이 나거나 가래가 있을 때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평소에 기관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모과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속이 불편할 땐 모과차 한 잔=비타민C는 우리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동시에 면역력을 끌어올려준다. 항염작용도 탁월하다. 모과의 과육이나 씨앗 추출물은 아토피를 치료하는데 사용되기도 하며, 알러지가 심한 이들을 위한 식단에 모과가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

불편해진 소화기관을 다스리는 데도 탁월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끼는 속쓰림이나 불편함, 소화 장애, 설사, 변비를 완화하는 데도 역할을 한다. 모과는 위쉐양을 다스리는데도 효과가 있다. 모과를 우려낸 차를 조금씩 마시면서 속을 달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토했을 때나 속이 울렁거릴 때 모과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모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작용을 해 노화를 막는데 도움을 준다. 이 항산화물질은 체내의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를 느리게 해주고 심혈관계 질환이나 심장바비 등을 예방해준다.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함께 한다. 모과 속 칼륨은 혈압 조절해주고 정기적으로 모과를 섭취했을 때는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 심장 건강을 지키는 것에도 도움을 준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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