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이 낳고 키울 엄두 안나…동물 키우는‘딩펫족’는다
혼자 시간보내는 경우 많은 서울 1인가구
적적함·외로움 달래려 반려견 식구로 입양
2030세대 39%·5060세대 43%가 동거
전월세 부담 큰 맞벌이 신혼부부들
출산 대신 돈·시간 덜드는 반려견 애착



애 우는 소리가 줄어드는 동안 개 우는 소리만 커졌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ㆍ출산을 미룬 20ㆍ30대들이 외로움을 반려동물로 달래는 경우가 늘고 있다.

7일 서울시의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5곳 중 1곳(19.4%)에 달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2013년(16.7%) 처음 조사를 시행한 이후 매년 꾸준히 늘었다.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1인가구가 많아 지면서 외로움을 달래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엔 경제적 이유 등으로 자녀 대신 동물을 키우는‘딩펫족’도 늘고 있는 추세다. [헤럴드DB]

서울에 사는 20~30대 38.6%는 지난해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답해 2013년(25.4%)보다 13.2%포인트나 증가했다. 50~60대 42.5%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나타났다.

1인 가구와 함께 ‘딩펫족’(자녀 계획이 없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딩크족’과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의 합성어)이 늘어나는 등 서울의 가족 구조가 크게 변화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집이 적적해…식구 들이는 1인가구=서울 광진구의 한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강모(27) 씨는 얼마전 지인에게 아기 시츄종 강아지를 분양 받았다. 그는 “여자친구도 없어 자취생활 2년이 외로웠다”며 “얼마 전 맞이한 ‘또리’가 이제 내 일상의 비타민”이라고 했다.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관계자는 “20ㆍ30대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이들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법으로 반려동물을 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행정자치부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서울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7%(419만1784가구 중 155만4699세대)에 달한다. 서울시내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혼자 사는 셈이다. 이와 함께 1인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도 2015년 19.2%로, 2013년(15.5%)과 비교해 3년 사이 3.7%가 올랐다.

▶아이 “NO!”, 동물 키우는 ‘딩펫족’=결혼 1년차 이모(28) 씨의 아기는 말티즈종 강아지 ‘릴리’다. “팀장에게 깨진 하루도 릴리 애교만 보면 눈 녹듯 풀린다”는 그는 앞으로 5년간은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 생활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씨는 “안 그래도 월세에 살고 있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커 아이를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릴리 생활비는 한 달에 7만원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합계 출산율은 2014년 0.983명으로, 2011년(1.014명) 이후 매년 1.059명, 0.968명 등으로 0.9~1.1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 사이 애완동물만 기르며 ‘출산’을 미루는 맞벌이 부부는 ‘딩펫족’이란 신조어로 칭해질만큼 사회 트렌드가 됐다.

정재용 수성대 애완동물관리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아이 키우는 데에 자신감이 하락, 돈과 시간이 덜 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딩펫족)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mkk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