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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원대 위스키로 2030세대 잡겠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

내달 조니워커 레드 200㎖ 출시

[후쿠오카(일본)=박혜림 기자] #. 2일 오후 10시 일본 후쿠오카시 니시나카수의 칵테일바 ‘야모리’. 늦은 시간임에도 바에는 삼삼오오 술잔을 기울이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칵테일바지만 칵테일 대신 ‘조니워커 블랙’, ‘탈리스커’ 등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40대 이상의 중장년을 중심으로 위스키를 소비하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국내 1위 위스키 회사 디아지오코리아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젊은층 공략을 시사했다.


조길수<사진>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2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소비자들은 위스키를 ‘장롱에 진열하는 술’ 내지는 ‘해외 출장 다녀올 때 구입하는 술’로 생각한다”며 “위스키가 (이들의) 지척에서 하나의 옵션으로 자리매김 해야 우리 위스키도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아지오의 일본 법인 대표도 겸하고 있는 조 대표는 일본 시장의 과거와 현재에 주목했다. 조 대표는 “침체에 빠져있던 일본 위스키 시장이 부활한 배경에는 젊은층의 역할이 컸다”면서 “국내 전체 위스키 출고량의 80~90%가 유흥업소에서 소비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슈퍼마켓, 편의점 등 이른바 ‘가정용 소비’(Home Consumption) 비중이 50%가 넘는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위스키 시장은 지난 1988년 약 3000만 상자를 출고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약 20년간 장기 침체에 빠지며 2008년 출고량이 830만 상자까지 급감했다가 2011년부터 회복세를 타며 연평균 8.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이같은 결과가 위스키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젊은층을 위시로 한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특정 장소나 상황에서 소비하는 ‘값비싼 술’로 보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식의 변화엔 새로운 음용 방법을 확산시킨 일본 위스키 업체들의 노력이 컸다. 예컨대 산토리사는 ‘가쿠 하이볼 나이트 캠페인’을 진행해 하이볼(위스키와 소다를 섞은 술)이 식사와 잘 어울리는 술이란 마케팅을 적극 전개했다. 20~30대를 겨냥한 젊은 배우의 TV 위스키 광고, 일본 위스키 회사 창업주를 모델로 한 TV 드라마 방영 등도 위스키 대중화에 주효한 역학을 했다.

조 대표는 “한국 위스키 시장도 특정한 한두 가지 제품의 성공만으로는 위스키 문화를 키워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제품과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국만의 위스키 문화를 발전시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젊은층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도 걸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젊은층에게 부담 없는 가격으로 위스키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달 소용량인 ‘조니워커 레드 200㎖’를 1만원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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