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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흑인 혼혈’에 이어 ‘인도 혼혈’ 미스재팬 논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에서 지난해 흑인 혼혈인 여성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인도계 혼혈인이 우승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대회 결과에 반발한 일본인들은 혼혈 일본인이 일반 일본인보다 외모가 뛰어나더라도 ‘순수’ 일본인의 미(美)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東京) 도내에서 치러진 ‘2016 미스월드 재팬’ 대회에서 인도계 혼혈인인 요시카와 프리안카(22)가 우승했다. 요시카와가 일본 대표로 국제 미스월드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자 일본 네티즌은 거세게 반발했다. 가십1넷(gossip1net) 등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는 “일본 대표는 ‘순수’ 일본 여성이 좋다”라거나 “이건 심했다. 일본인과 전혀 다르다”라는 등의 비난조가 가득한 글이 쏟아졌다. 일본판 지식인인 ‘지에부쿠로’에도 “미인대회들은 왜 잇달아 ‘하프’(혼혈을 일컫는 일본어)를 뽑는 걸까”라며 “진정 일본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려면 ‘순수’ 일본인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2016 미스월드 재팬 대회 [사진=미스월드 재팬 홈페이지]

일본 미인대회를 둘러싼 혼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국적의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야모토 아리아나(21)가 ‘미스 유니버스 재팬’ 대회에서 우승했을 당시에도 이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미야모토는 당연히 일본문화가 익숙하고 일본어도 유창하지만 네티즌들은 “일본인을 대표하는 미의 기준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2016 미스월드 재팬’ 대회에서 우승한 인도계 일본인 요시카와 프리안카(22) [사진=미스월드 재팬 홈페이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요시카와는 인도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도계 다문화가정은 일본에서도 2%를 차지하는 소수층이라고 재팬 타임즈는 전했다. 요시카와가 단순히 일본의 미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순혈론’에 사로잡힌 일본의 선입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이라는 것이다.

요시카와는 “아리아나가 없었다면 혼혈 여성이 일본을 대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아리아나를 통해 용기를 얻고 이 자리에까지 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아리아나와 나)는 일본인이다. 내 안에 인도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우리 아버지가 인도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인도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도 자랑스럽다. 그렇다고 내가 일본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요시카와는 오는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스 월드’ 국제대회에 일본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인권활동가들은 ‘혼혈’이나 일본의 ‘하프’라는 단어 자체가 인종차별주의적인 인식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어로 혼혈인을 지칭하는 ‘하프’는 피가 절반 섞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단일 일본 인종이 ‘순수’하고 복합인종은 ‘순수하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유엔인권사무소(OHCHR)에서도 이를 문제 삼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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