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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같은 뿌리, 다른 느낌…한중일 ‘두부’는 어떤 맛?
[헤럴드경제=일본(후쿠오카) 박혜림 기자]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

고려 말기 문신 이색(李穡ㆍ1328∼1396)의 문집 ‘목은집’에는 두부를 예찬하는 시조가 있습니다. 기원전 164년 한나라 화남지방의 왕족, 유안(劉安)이라는 사람이 신선이 되고자 선식으로 발명해 민간에 퍼뜨린 뒤, 고려시대 때 송나라와 원나라를 통해 들어온 게 바로 이 두부인데요. 중국에서 유래된 두부는 이후 임진왜란 무렵 일본에 전해지며 동양인 두루두루가 즐기는 식재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시원(始原)은 하나지만, 한중일 삼국이 선호하는 주요 두부의 형태나 종류는 사뭇 다릅니다. 최근 기자는 일본에서 두부 요리 전문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흔히 먹는 단단한 식감의 판두부나 순두부, 부드러운 연두부와는 다른 낯선 종류의 두부들이 줄지어 식탁 위에 올라왔습니다.
 
[사진=유바]
대표적인 두부가 바로 ‘유바’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형태의 두부인 유바는 이른바 ‘두부피’를 일컫는데요. 농도가 짙은 두유를 끓지 않을 정도로 유지하다보면 형성되는 막이라 보시면 됩니다. 보통은 피를 돌돌 말아 동그란 고치 형태로 만들어 섭취하고, 그 맛은 계란국에 들어가는 계란처럼 담백하고 밋밋합니다. 유바는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은데, 건조 유바 2.5장과 생 유바 3장에는 두부 한 모와 비슷한 양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고 합니다.

 
[사진=기누고시 두부]
또 다른 두부는 ‘기누고시 두부’입니다. 연두부보다 훨씬 무른 질감의 기누고시 두부는 일명 ‘비단 두부’라고도 불립니다. 지나치게 연약해 입에 넣는 순간 거품처럼 흩어져버리는 게 특징입니다. 마치 스무디를 마시는 느낌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누고시 두부는 일반적인 두부처럼 압착하지 않아, 압착 과정에서 빠져나가기 쉬운 지방질, 당류, 비응고성 단백질,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그대로 남아있다 하네요.


 
[사진=취두부 출처123RF]
그렇다면 중국에서 맛볼 수 있는 두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중국 두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취두부’ 인데요. 두부를 발효시켜 기름에 튀긴 취두부는 쾨쾨한 맛이 특징입니다. 지난해 기자는 중국에서 일반 두부인 줄 알고 생 취두부를 섭치한 적이 있는데요. 입 안에서 부서지는 식감이 일반 두부와 달리 퍼석한 데 놀랐고, 향이 없는 것과 달리 썩은 음식을 입에 넣은 듯한 맛에 두 번 놀랐습니다. 하지만 취두부는 세 번 먹으면 중독된단 말이 있을 정도로 일단 즐기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다 합니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떡볶이처럼 길거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분식과도 같은 식품입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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