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떻게생각하십니까] ‘멱살 논란’ 한선교, 결국 사과…과열국회의 촌극 vs 개인성정ㆍ인식의 문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경호원의 멱살을 잡아 논란을 불러일으킨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자숙하겠다”며 사과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과열 국회가 낳은 촌극’으로 분석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연설을 강행한 정 의장도, 이에 대해 고성과 막말 그리고 폭력으로 대응한 새누리당도, 생중계식 보도에 매몰된 언론도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한 의원의 위압적인 태도를 주위 상황과 결부시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 비서실을 찾아 지난 1일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한 의원은 사과문에사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호요원의 멱살을 잡은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린다. 차후에는 이러한 행동이 없도록 자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또 “다시 한 번 해당 경호원뿐만 아니라 모든 경찰관들에게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집단대응에 나선 경찰계를 의식한 발언도 덧붙였다. 장신중 경찰인권센터 소장 등 전직경찰 400여명(5일 오전 10시 집계기준)은 앞서 “한 의원이 경찰관의 직무수행을 지탱하는 자부심과 긍지를 무너뜨렸다”며 집단고발에 나선 바 있다.
 
[사진=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5일 ‘멱살 논란’의 당사자를 찾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이른바 ‘과열국회’가 낳은 촌극으로 분석했다. 여야 지도부가 힘겹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협상을 끝낸 날 논란의 소지가 있는 개회사를 강행한 정 의장도, 고성과 막말 그리고 폭력으로 대응한 새누리당도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정치학자들은 “정 의장의 발언이 아무리 국민 정서에 맞다고 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일방적 입장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며 “하물며 야당 내에도 사드 배치에 대한 긍정 입장이 있지 않느냐”고 입을 모았다.

결국, 입법부의 수장과 여당 구성원 모두가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 다수와 경호원들이 대치한 상황에서 한 여성 기자를 보호하기 위해 경호원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야 간 갈등국면을 생중계식으로 보도하는 언론 관행을 향한 비판도 제기된다. 당시 현장에는 정 의장을 둘러싼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장면을 스케치하기 위해 수 십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의장실의 통제가 전혀 먹혀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의원의 위압적인 태도를 주위 상황과 결부시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반대편에서는 나온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 의원이 지난 2009년 3월 ‘미디어법’ 처리 과정 당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재조명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 “우발적인 것이든, 경호요원 등 국회 직원에 대한 인식 부재 탓이든 같은 행동이 반복돼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한 의원 개인의 도덕성 도는 성정의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