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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더 테레사 성인된 날… 캘커타 시민들 “좋기도… 싫기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빈자의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가 교황청의 시성식을 통해 가톨릭 성인의 반열에 오른 가운데, 그녀가 일생을 바쳐 봉사활동을 해온 인도, 특히 캘커타의 시민들은 이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못마땅해 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성식이 열린 4일(현지시간) 테레사 수녀가 활동한 캘커타의 ‘사랑의 선교회’에도 수백명의 신자들이 모여 기쁨을 함께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라틴어로 테레사 수녀가 성인이 됐음을 선포하고, 12만 명의 군중이 운집한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테레사의 사진이 펼쳐지자 신자들은 뛸 뜻이 기뻐했다.

니콜이라는 이름의 수녀는 “(테레사 수녀는) 성인이 된 것이 아니다. 그녀는 항상 성인이었다”라며 “이제 그녀는 그렇게 인정받은 것이고, 선언된 것이다”라고 했다.

인도 정부 역시 수슈마 스와라지 외교장관 등 정부 각료 12명을 대표 사절단으로 파견하는가 하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기억할만하고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테레사 수녀가 성인이 된 것을 축하했다.

그러나 일부 캘커타 주민들은 도시의 이미지에 테레사 수녀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다른 부분들이 묻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일례로 캘커타는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 표현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타고르가 나고 자란 곳이며, 영화계의 거장인 샤티야지트 레이 감독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산디프 로이라는 소설가는 “테레사 수녀는 캘커타의 다른 모든 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까지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이곳은 마더 테레사가 살았던 도시이기는 하지만, 마더 테레사의 도시는 아니다”라고 했다.

테레사 수녀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힌두교 우파들은 그녀의 구호활동이 빈자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데에는 효용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목적 자체가 다른 사람들을 개종시키려는 것이었다고 비판한다. 테레사 수녀가 낙태와 피임에 반대하는 활동을 열렬히 펼쳐온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지점이다. 또 아이티의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와 같은 독재자나 범법자가 건넨 자선기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등 한계를 안고 있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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