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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태국서 車강판 한일전
포스코 ‘태국CGL 공장’준공
연산 45만t…동남아 車시장 공략
CGL 증설 1000만톤 생산 목표




[라용(태국)=조민선 기자]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남쪽으로 2시간을 차로 달려 라용주(州)의 아마타시티 산업단지에 도착했다. 이 곳에는 연간 45만톤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하는 포스코의 태국 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이란 철판에 아연을 도금해 쇠가 녹스는 것을 방지한 강판으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사용된다.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이곳에서는 포스코가 동남아 최초로 세운 자동차 강판 공장의 준공식이 열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비롯, 타나삭 파티마프라곤 태국 부총리, 솜삭 수완수자릿 라용 주지사, 현지 고객사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준(왼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31일 태국에서 열린 CGL 공장 준공식에서 타나삭 파티마프라곤 태국 부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두루마리 휴지형태의 강판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사진제공=포스코]

준공식을 마친 뒤, 약 25만3000㎡(7만6000평) 규모의 공장에 들어서니 300m 구간에 전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철판에 뭍은 기름 등을 제거하는 세정 작업부터 아연 도금, 사후처리를 거쳐 두루마리 휴지형태의 강판이 완성되는 공정이다.

세정을 마친 철판은 섭씨 400~500도씨의 펄펄 끓는 액체상태인 ‘아연 욕조(pot)’에 풍덩 들어갔다 나왔다. 아연을 입힌 뒤엔 다시 미세하게 아연을 깎아내는 등 도금 과정을 거치니 반짝반짝 빛나는 은빛 강판이 탄생했다. 이후 표면을 다듬는 프레스 과정을 거쳐 두루마리 형태의 강판이 감겨 나온다. 거친 철판이 매끈한 강판이 되기까지 전체 공정은 20여분 걸렸다.

현장 품질관리 담당인 포스코 박윤균 부장은 “완성된 (강판)1개 롤은 약 10톤으로, 가격은 1톤당 600달러정도의 고급 강재”라며 “자동차 강판이나 전자제품 등 고급 강재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태국 CGL을 기지삼아 동남아 내 자동차 강판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태국이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주요 전략지인 만큼 보다 공격적인 현지 판매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동남아 전체로 발을 넓히는 전략이다.

태국은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일본 자동차사와 철강사가 현지에 함께 진출해 소재를 공급하고 차를 만들어 윈-윈(win-win)했다. 일본 철강사인 JFE스틸(연40만톤)이나 신일철주금(연 36만톤)은 태국 현지에서 자동차 강판 공장을 가동, 일본 완성차 브랜드로 강판을 수월하게 공급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2017년 20만대 규모의 설비를 신설하고, 일본계 자동차사도 설비를 증설하는 것도 철강사 입장에선 기회다.

포스코는 “태국의 자동차강판 수요는 여전히 공급 초과 상태로, 향후 생산규모가 커짐에 따라 대외 의존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공장이 자리잡은 곳도 반경 30km안에 GM, 포드 등 완성차 브랜드의 공장이 인접해 있다. 포스코는 향후 공장에서 생산되는 강판을 태국 내 도요타, 닛산, 포드 등의 글로벌 자동차사 및 부품사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는 산업”이라며 “현재 전세계 9억대에 달하는 자동차는 10년 뒤 10%가량 늘어날 것이고 포스코는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고부가가치강인 자동차강판 생산, 판매에 주력해왔다.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자동차 강판은 포스코 전체 판매의 25%정도 차지하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절반가량 차지한다. 아르셀로미탈이나 신일철주금 등 철강사의 자동차 강판 비중이 10~15%인 것과 비교해서도 판매 비중이 높다. 향후 포스코는 광양, 중국 등 CGL공장 신설을 통해 국내 7곳, 해외 6곳 등으로 CGL을 확대 운영함으로써 올해 900만톤 이상, 2018년 이후에는 1000만톤 판매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자동차 강판 시장 세계 2위인 포스코는 1위인 아르셀로미탈을 넘어서면서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로 입지를 굳힌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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