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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부실 키운 최은영 전 회장의 실패한 ‘용인술’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한진해운이 수 조원의 한진그룹 지원에도 법정관리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의 실패한 용인술도 한 몫 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최 전 회장의 부족한 경영능력을 유능한 전문경영인으로 메울 수도 있었는데, 이 마저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2009년 당시 부사장을 맡고 있던 김영민씨를 대표로 선임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 출신의 금융인인 김 전 사장은 정밀한 경영전략을 요구하는 해운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회고하고 있다.

당시 최 전 회장은 회사의 재무적 측면을 개선시키겠다는 목적으로 김 전 사장을 선임했지만, 역설적으로 이 인사는 재무상태를 되레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한 반짝 효과를 경기 회복의 신호로 판단하고, 호황에 대비하겠다는 목적으로 비싼 용선료를 주고 선박을 대거 빌리며 경영 악화가 가속화됐다. 

또 영업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상환 등 무리하게 부채를 차입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이 때문에 2009년 김 전 사장 취임 당시 155%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2013년 물러날 때 1445%까지 폭증했다. 또한 전체 자산 중 차입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 또한 취임 당시 44%에서 퇴임 당시 80%까지 뛰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이후 “전직 사장이 투기를 많이 했는데 이로 인한 손해가 많아 회사가 어려웠다”며 “이를 정리하면서 흑자가 나기 시작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2013년 계속되는 경영실적 부진으로 사임했는데, 이 때 받은 퇴직금이 당시 연봉의 5배 수준인 20억원에 달해 업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올 6월에는 부산신항만터미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진해운 몰락의 단초를 제공한 김 전 사장이 아직도 해운업계 현직에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전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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