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베트남 최고 전선기업 LS전선 “동남아 대표기업으로 제2도약”
[하이퐁(베트남)=최정호 기자] 하얀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던 여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베트남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오토바이를 자동차로 전부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모습이다.

명노현<사진> LS전선 대표는 “1996년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는 수도 하노이에 직항편도 없었다. 호치민으로 와서 군용기를 개조한 허름한 비행기를 타고 와야했다. 호텔 전기가 끊어지는 것은 일상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매년 6%이상 성장하고, 또 전력 수요는 12%씩 늘고 있다. 포스트 차이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20년 전 베트남, 그리고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지금의 베트남을 설명했다.

베트남의 두 법인, LS비나와 LSCV를 자회사 LS전선아시아로 묶어, 국내 증시에 상장을 눈 앞에둔 LS전선은 베트남에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성공신화를 거침없이 쓰고 있다. 지난 10년간 베트남 정부와 갈등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끊임없는 투자와 협력으로 LS전선아시아는 마침내 베트남 최고의 전선 기업이 됐다. LS전선아시아는 이제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 대표 전선 기업으로 제 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명 대표는 “2025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베트남 뿐 아니라 주변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모두 매년 6%넘는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어, 이런 성장 목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S전선의 베트남 진출은 20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S전선이 55%, 베트남 정부가 45%의 지분을 가지고 전선 생산 합작 법인을 만들었다. 외자 유치가 절실한 베트남 정부와, 동남아 진출 교두보가 필요했던 LS전선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막 시장경제에 눈을 뜬 베트남 정부와 합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처음 3년은 베트남 정부와 갈등 속에 매출이 줄어드는 일까지 감수해야 했다. 한국 본사에서는 사업 철수까지 고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끈질기게 정부를 설득하고, 또 근로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기술과 설비 증산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이제는 베트남 정부가 인정하는 현지 진출 외국 기업들의 ‘교과서’가 됐다. 베트남 2곳 법인의 일반 근로자는 물론, 중간급 이상 간부들까지 모두 베트남 사람이 책임지고 있는 것은 LS전선아시아의 성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베트남의 두 법인, LS비나와 LSCV를 자회사 LS전선아시아로 묶어, 국내 증시에 상장을 눈 앞에둔 LS전선은 베트남에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성공신화를 거침없이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는 현지 근로자들도 LS전선의 한 식구라는 의식이 강하다”며 “이들을 믿고, 이들 역시 믿음에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진출 첫 해인 1996년 1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4900억 원으로, 20년 만에 250배 이상 성장했다. 현지 케이블 시장점유율도 30%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진출 초기 내수용 공장으로 지어졌으나 싱가포르,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는 물론 북, 남미 지역까지 수출을 확대하면서 이제는 베트남 경제 성장을 이끄는 외자기업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수출유공자상과 노동훈장까지 싹쓸이 하고 있다.

뜨거웠던 한국의 여름보다 더 뜨겁고 습한 하이퐁 LS비나 공장. 1000도가 넘는 열을 내뿜는 가스 터빈 앞에서 전선의 원재료인 구리를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가공하며, 최고 품질의 전선을 만들어가는 베트남 LS전선 현지 직원들의 웃음 속에서, LS전선과 베트남의 더 큰 미래 성공 신화를 읽을 수 있었다.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