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론’을 설파하는 쪽은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한 당내 안철수계 인사들이고, ‘제3지대론’을 주장하는 쪽은 비안(非안철수)계 인사들이다. 제3지대론은 국민의당 내에서보다 외부에서 비박, 반문세력들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고, 둥지론은 국민의당이라는 ‘둥지’가 마련돼 있으니 안에서 경쟁하자는 것이다.
안 전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둥지론‘을 주장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회의에서 “국민의당은 당 문턱을 낮춰 누구나 경쟁하는 플랫폼 정당, 야권을 아우르는 네트워크 정당이 될 것”이라며 “안 전 대표도 호남 지역을 성공적으로 방문했고 저도 손학규 대표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러한 모든 것은 우리 국당이 확실하게 국민의당 중심으로 집권을 해서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지난 주말 광주를 찾아 사실상 대권출마 선언을 한 안 전 대표는 제3지대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제3지대론 참여 여부에 대해서 “총선 민심이 저희를 세워주셨는데 이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총선 민심에 반한다”고 했다. 당내 대표적 친안계 인사로 알려진 김영환 사무총장은 ’둥지론‘을 통해,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는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삼당 체제를 만들어서 정치를 바꾸라는 요구가 국민의당으로 표출되었기에 일단 새판이 짜였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국민의당으론 정권 교체가 부족하니 제3지대에서 대권 후보들이 만나 더 큰 통합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은 둥지론을, 비안계 인사들은 제3지대론을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태규 의원이 제3지대론을 말하고 나선 것이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리베이트 의혹 사건을 겪으며 안 전 대표와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집안에서만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하면 안된다”며 ’대주주를 포기하고 원오브뎀(One of them)으로 동등하게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후 T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김동철 의원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의 ‘민주당집권을 위한 모임’을 통해 정개개편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 모임 소속 의원들은 현재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나눠져 있다. 또 주승용, 황주홍 의원도 제3지대론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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