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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훅INSIDE]‘노예처럼 일할 잘생긴 사람을 뽑습니다’…그들의 채용공고에 분노하는 이유
[HOOC=손수용 기자]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두 건의 채용 공고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하나는 ‘외모에 자신있는 사람만 지원해 달라’는 공고였고 다른 하나는 ‘노예처럼 일할 사람을 뽑겠다’는 공고였습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내려는 의도였지만 보는 사람들은 유쾌하기보단 불쾌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지난 24일 ST기획이라는 광고회사의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채용공고입니다. 이 회사는 개그맨 유상무 씨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채용공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캬~넌 맨날 야근인데 화도 안내내?”소리 자주 듣는 사람, “우왕~월급을 자진 삭감하다니 참 대단하다!” 소리 자주 듣는 사람, “와우~어제도 회사에서 잔거야?” 소리 자주 듣는 사람, “히야~대표님 명품가방 사드린게 또 너니?” 소리 자주 듣는 사람>

적은 월급과 잦은 야근에도 별 말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는 내용의 채용공고였습니다. 나름대로 위트있게 채용공고를 올리려한 것 같지만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채용공고를 본 많은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노예를 뽑겠다는 거냐”, “돈은 적게 주면서 실컷 부려먹겠다는 것 아니냐”,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거냐”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누리꾼들의 지적에 ST기획 페이스북 관리자는 “피해의식이 심하다”, “왜 개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냐”, “(마음에 들지 않으면)그럼 꺼져”등의 댓글을 남기며 사태를 더욱 키웠습니다. 



이와 같은 날 또다른 채용공고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값싼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쥬스 체인점인 ‘쥬씨(JUICY)’가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쥬씨’ 서강대점에서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채용글에는 평일 오전에서 오후 시간대에 카운터를 봐줄 여자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글에는 “외모에 자신 있는 분만 지원하라”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쥬스를 판매하는 업체에서 직원을 채용하면서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외모’를 우선 순위에 둔 것입니다. 해당 채용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외모지상주의로 고용 차별하고 있다며 강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쥬씨 측은 사과문을 올리며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두 건의 채용공고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청년들의 심각한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입니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0.3%입니다. 전체 실업률인 3.6%의 세 배 가까이 되는 수치입니다. 같은 달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청년들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발적 비정규직(45만8000명)과 그냥 쉬고 있는 청년(19만7000명)까지 포함하면 청년 체감실업자는 179만2000명, 청년 체감실업률은 34.2%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ST기획 페이스북 관리자는 “위트있게 올린 채용공고를 웃어 넘기지 못하는 현실이 슬프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입장에서 기업들이 내는 채용공고는 가볍게 웃으면서 넘겨볼 문제가 아닙니다.
채용공고에 ‘외모에 의한 차별’을 버젓이 드러내고 ‘적은 돈에 야근을 강요하겠다’라는 내용을 올리며 그저 ‘위트’였다고 말하는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청년 실업이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있는 시점에서 청년들이 고용주들에게 원하는 것은 말장난이 아닌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는 작은 배려와 공감일 것입니다.

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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