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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 사태] ‘소통노력’ vs ‘마이웨이’…최경희 梨大총장 향한 ‘두가지 시선’
-대면 대화 성사까지 무기한 ‘천막 대기’

-재학생ㆍ졸업생 참여 폭 확대한 각종 ‘소통’ 대책 내놓아

-사퇴 요구 등 위기 상황 타개 위한 보여주기식 언론플레이 비판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이화여자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최경희 총장의 행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대화와 소통을 시작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학생들과 교수들의 사퇴 요구 등 거취를 둘러싼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위한 ‘보여주기식 움직임’이라는 비판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23일 최경희 이대총장이 학생과의 대화를 위해 이틀째 본관 서쪽 천막집회장을 나서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op.com ]

23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최 총장은 지난 22일부터 본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대면 대화에 응할 때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낮 1시까지 본관앞으로 나가 학생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학교측은 본관 서문 입구쪽에 ‘학생들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장소’를 설치, 무기한 운영한다. 이 곳에서 최 총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대기하며, 이어 송덕수 부총장이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생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학생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최 총장이 매일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과 더불어 최 총장과 학교측은 재학생 및 졸업생과 본격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각종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 총장은 오는 24일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 내 이삼봉홀에서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개최해 재학생 및 졸업생들과 이번 학내 분규 사태를 둘러싼 대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앞서 최 총장은 학생들에게 보낸 ‘사랑하는 이화인 여러분들께 드리는 총장의 첫 편지’라는 제목의 메일을 통해 ▷학생, 교직원, 동문 대표가 참여하는 ‘함께 하는 이화정책포럼’ 구성 ▷21세기 이화 교육 아젠다 공유 ▷총장과의 열린 대화 정례화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 같은 최 총장의 소통 노력에 대해 이화여대 한 교수는 “때가 늦은감은 있지만 총장이 직접 낮은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며 “일련의 사태로 인해 발생한 이화여대의 상처가 잘 아물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위에 참가했던 학생들과 교수사회를 중심으로 최 총장의 행보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우선 본관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22일에 이어 23일도 최 총장이 대기한 천막 인근에서 ‘면대면 대화 강요함은 대화 아닌 폭력입니다’, ‘형식적인 답변 아닌 진실 해명을 요구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또 잇따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학생들은 “대표자가 없는 학생들의 특성상 대면 대화가 어려워 (최 총장에게) 서면 대화를 요청했지만 최 총장은 또다시 일방적으로 대면 대화를 주최하겠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학교측 관계자는 “학생들이 최 총장의 모든 행보를 진심이 담기지 않은 ‘언론플레이’나 ‘보여주기식 행보’로만 보는게 답답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최 총장과 본관 점거 농성 학생간의 대면대화가 결국 성사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수의 교수들이 최 총장에게서 등을 돌린 것도 부담이다.

최 총장의 대화 노력과는 별개로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가 중심이 돼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최 총장이 사퇴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학교 재단과 의견 조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협 공동회장은 “어떤 방안을 내놓아도 학생들이 총장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 상황은 총장의 리더십이 이미 실패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뢰가 이미 무너진 상황에서 최 총장의 행보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행동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감금 혐의’로 최은혜 총학생회장 등 학생회 관련자 3명에게 26일까지 서대문경찰서로 출석할 것을 요구한 것도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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