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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학기 스트레스…축처진 어깨가 안쓰러워
폭염·열대야에 이른 개학 몸도 마음도 헉헉
초등 저학년 분리불안장애엔 칭찬·격려
고학년은 학업부담 줄여줄 건강관리 필수


지난 16일 말복을 끝으로 삼복더위도 지났다. 23일은 24절기 중 열네 번째인 처서다. 선선한 가을을 맞는다는 의미의 처서를 기점으로 풀이 더 자라지 않아 추석을 앞두고 벌초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그러나 여전히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고, 한낮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주 대부분의 초ㆍ중ㆍ고등학교가 개학했지만, 일부 학교는 이번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개학 시기가 22일로 미뤄지기도 했다.

올여름 폭염으로 힘겨운 방학을 보낸 학생들은 다시 신학기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름철 떨어졌던 체력을 다시 올려 활기찬 2학기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관리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등교 차제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부모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등교 자체가 스트레스…정서적 유대감 형성이 중요=유치원은 1~2주 정도의 짧은 방학을 보내기 때문에 정도는 덜하지만, 초ㆍ중ㆍ고등학생은 방학을 끝내고 등교하면서 새학기 증후군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아직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은 그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가정이라는 익숙한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학교에서 엄마ㆍ아빠를 대신해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어른을 만나고, 형제자매 대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단체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신민섭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인은 사회성이 대부분 체화돼 있어 이러한 발달적 변화와 적응이 당연하고 쉽게 여겨질 수 있지만 아이들은 새학기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갖고 싶어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엄마의 품에서 계속 보호받고 의존하고 싶은 욕구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모와의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대체로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려서 부모님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애착이 불안정한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학급에서 위축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미 1학기를 보냈지만, 여전히 등교시간이 되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불안해서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기도 하고, 두통, 복통, 설사, 어지러움 같은 신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다.

아침마다 자주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수줍음이 많고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도 새학기 증후군을 자주 호소하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이 많아지고 교과목의 난이도가 어려워지는 것도 새학기 증후군과 관련이 높다.

이럴 때는 부모가 자녀에게 “네가 어느새 이렇게 빨리 자라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 참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는 말을 하고 격려해주며, 아이에게 ‘부모가 정서적으로 항상 곁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 교수는 “자신을 보호해주는 부모라는 ‘안전지대’가 늘 곁에 있다는 확신이 들면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부모가 아이와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자주 나누며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학년일수록 학업 부담↑…스트레스 관리해야=학년이 올라가면 정신건강 무엇보다도 공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 건강이 곧 육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집중력,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습비관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률 증가와 흡연ㆍ음주의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전문의 상담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체계적인 청소년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정신 건강과 함께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청소년들은 부족한 수면과 야외활동, 과다한 학업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폭식, 불량식품 섭취, 불규칙한 식사로 건강에 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이 70세, 평균수명이 8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최소 10년 이상 질병과 싸워야 한다. 평균수명 80대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청소년기의 건강관리다. 또 과거에 비해 야외 활동량이 줄어든 반면 과다한 영양섭취로 청소년 과체중과 비만 발생률이 높아져 대사성증후군(고혈압, 당뇨 등)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에 각종 성인병과 만병의 근원인 비만, 성장기 청소년에게 많이 발생하는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종구 강동경희대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건강수명과 평균수명 10년의 차이는 청소년기에 충분한 영양섭취, 숙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잘못된 식습관은 주로 청소년기에 형성되기 때문에 나중에 고치기 어렵다”고 적절한 식습관 형성을 당부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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