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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전통곡차 한잔에 납작만두…秋色이 물드네
해남 진양주등 고장마다 우리술 향기 솔솔
시장엔 서민먹거리 가득 ‘가을먹방’ 속으로


‘8월말~9월초’에 가을 정취에 빠지겠다고 하면 ‘성미 급한 사람’이란 소릴 듣는다. 하지만 해질녘부터 달빛 조요한 자정 무렵까지, 산들 바람에 향수(鄕愁) 진한 토속 건강 곡차를 곁들인다면 그야말로 추색(秋色)이다.

조선의 왕들이 마시던 술이었다가 2011년 프랑스 OECD 정상회의 만찬주로 이어진 전남 해남 진양주는 순수하게 찹쌀과 누룩으로 빚었지만, 탄수화물이 당 성분으로 변하면서 달콤하고 부드럽다. 조선 헌종 때 술을 빚던 궁녀 최씨가 궁에서 나간 뒤 사간 벼슬을 지낸 김권의 후실로 들어갔고, 최씨에게 술 빚는 법을 배운 김권의 손녀가 해남의 장흥 임씨 집안으로 시집가면서 그 맥이 이어졌다.

경북 영주의 귀내마을에는 480년된 ‘오정주’가 전해진다. 솔잎, 구기자, 천문동, 백출, 황정 등 몸의 기운을 북돋는 한약재가 들어간다. 소주이지만 청주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광여로에는 400년된 ‘남한산성소주’가 무형문화재 강석필 옹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쌀, 누룩, 물 이외에 조청이 들어가 40도이지만 독하지 않다.

대구 서문시장 납작만두

낮에 구경하고 벌초한 뒤 식욕이 도질때, 대구 서문시장의 납작만두, 삼각만두, 양념어묵, 칠성시장의 장어, 족발, 여수 교동시장의 갈치와 참조기 요리, 장어탕, 금풍생이(군평선이)구이, 콩죽, 수원 팔달문 인근 못골시장의 울금호떡, 옛날통닭, 엄마손칼국수, 녹두빈대떡, 영양백설기 등은 하늘 높고 말과 함께 사람도 살찌우는 가을 먹방의 고갱이이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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