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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란한 신화…대역전 드라마… 204명 태극전사 ‘감동의 후예들’
17일간의 열전 리우올림픽 폐막

박인비 부상 딛고 압도적 기량
양궁 전종목 석권 철옹성 확인
박상영·진종오 대역전 드라마
10-10 실패했지만 4연속 톱10


뜨거웠던 한여름 밤 축제가 끝났다. 짜릿한 승리에 환호했고 아쉬운 패배에 탄식했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17일간 대한민국 국민에게 뜨거운 열정을 선사한 태극전사 204명 모두가 ‘감동의 후예’들이었다.

한국이 4회 연속 ‘톱10’ 달성에 성공하며 2016 리우올림픽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따내 전체 208개 출전국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목표했던 3회 연속 ‘10-10’(금메달 10개-종합순위 10위)은 실패했지만,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4회 연속 ‘톱10’ 진입엔 성공했다.

금빛 잔치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양궁과 여자골프의 박인비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사상 첫 전관왕과 116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의 전설을 썼다. 구본찬 김우진 이승윤이 나선 남자 양궁 단체전의 첫 금메달을 신호탄으로 장혜진 기보배 최미선의 여자 단체전, 구본찬과 장혜진의 남녀 개인전 우승까지 전세계 최초로 전종목 금메달을 일궜다. 경쟁국들의 도전과 견제가 심했지만 한국 양궁의 견고함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에도 무서운 집중력과 최고의 샷으로 나흘 내내 다른 세상에서 온 듯한 경기력을 펼쳤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우승)에 금메달까지 보태며 세계 최초의 ‘골든 슬램’의 신화를 썼다. “내 몸에 남아 있는 에너지가 하나도 없다”는 말은 모든 이들을 숙연케 한 ‘골프여제’의 투혼이었다.

펜싱의 박상영과 사격황제 진종오는 대역전과 반전으로 전율을 일으켰다. 남자 펜싱 에페 박상영은 9-13, 10-14로 뒤지며 패배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기적처럼 내리 5점을 뽑아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진종오 역시 남자 권총 50m에서 6.6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점수로 조기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기적같은 역전극으로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6.6점이 나를 깨워준 내 인생의 한발”이라고 했다.

태권도 금메달 김소희(49㎏급)와 오혜리(67㎏급)는 체급과 나이의 장애물을 넘어 빛나는 열매를 맺었다. 김소희의 체급은 지난 올림픽까지 경쟁력이 낮아 출전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체급별 세계 6위까지는 제한없이 올림픽 출전기회를 주면서 기적처럼 금메달을 일굴 수 있었다. 오혜리는 남들이 은퇴할 나이에 첫 올림픽에 출전, 태권도 역대 최고령(28세) 금메달리스트의 값진 이름표를 얻게 됐다. 

대한민국 국민은 메달 뿐 아니라 또다른 귀중한 선물도 받았다. 젊은 태극전사들을 통해 ‘즐기는 법’을 배웠다. 펜싱 박상영의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주문은 이미 사람들 사이에 기적을 부르는 메시지가 됐다.승자의 손을 번쩍 들어준 남자 태권도 이대훈의 품격과 “올림픽 무대를 원없이 즐겼다”며 껄껄 웃은 양궁 구본찬의 여유는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1년 6개월 후의 평창, 4년 뒤의 도쿄를 기대케 하는 스포츠의 새로운 K-파워였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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