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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도발? 김정은 체제 붕괴?…태영호 망명 '물음표 투성이’
정부 北보복 경계 당부…근거는 제시 못해
입국 시점·경위 설명 없는 공개배경도 의문

정부 “김정은 체제 흔들리고 있다” 분석에
대북전문가 “황장엽 귀순에도 北 건재” 일축



태영호<사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남한행을 우리 정부가 공식확인한 지 22일로 엿새가 됐지만 의문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 김정은 체제 붕괴 전조, 망명 사실 전격 공개 배경 등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한 도발하나?=통일부는 전날 북한이 ‘모종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국민에게 ‘각별한 경각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 4월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서 고현철 씨 등 3명이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밝혔다. 그간 소식통을 통해 전해진 북한의 보복을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기자들의 질문이 거듭되자 마지못한 듯 공개했다. 때문에 정부가 정확한 정보나 판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악을 강조함으로써 만에 하나 발생할 도발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왜 전격 공개?=태 공사의 망명 사실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 정부는 태 공사의 입국 사실만을 공개했을 뿐 입국 시점과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국내외 소식통을 종합하면 태 공사는 7월 말 입국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태 공사를 비난하는 논평에서 지난달 12일 태 공사에 대한 수사시작결정서를 발급했지만 태 공사가 도주했다고 밝혔다. 절차와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이는 태 공사의 7월 말 입국설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7일 국내외 언론보도가 나오고서야 이를 공개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례적인 태 공사 입국 공개의 배경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가 국내외 언론에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태국이나 아프리카, 러시아 등 다른 지역 북한 외교관의 탈북 보도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는 것과 비교할 때 공개 여부에 대한 객관적 잣대가 있는 것으로 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반발로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종의 제재성과로 태 공사 망명을 전격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정은 체제 붕괴 전조?=잇따른 북한 외교관 및 해외체류 종업원의 탈북으로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한 대북 전문가는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귀순에도 북한은 건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일부 해외생활자들의 탈북을 전체 주민의 체제 비판 혹은 반감으로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란 것이다. 북한은 태 공사 망명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내부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 철저한 통제와 감시를 이어가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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