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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성백유 평창조직위 대변인] 리우서 바라본 2년 뒤 평창
브라질 리우에 오고 나서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서부터 한국음식이 간절했다. 과거 올림픽을 취재할 때 대회 초반에는 늘 그 나라 음식을 먼저 찾았다. 하지만 이번엔 마땅치 않았다. 메인프레스센터(MPC) 구내식당에서 한끼를 후딱 때우며 버텼다. 이런 상황을 겪은 이는 비단 나뿐 만이 아닐 것이다.

똑부러지는 브라질 음식을 발견할 수도 없었다. 소고기를 통으로 구워 먹는 ‘슈시코바’라는 음식이 유명하다지만 구내식당은 물론 MPC 인근의 어느 식당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디를 가야 슈시코바를 먹을 수 있는지, 있다 해도 어떤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지 자세한 안내를 받지 못해 아예 포기해 버렸다. 오히려 어디를 가든 피자, 스파게티가 보이고, 햄버거 등 국제화된 외국음식 뿐이었다. MPC 내 구내식당에서는 오히려 연어 초밥이 있어 느끼한 속을 달래줬다. 이런 부분에서 리우올림픽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 


시공을 초월해 평창으로 가보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강원도 횡계로 사무실을 완전히 옮겼다. 그 이후 리우에 오기까지 약 2개월 간 평창살이가 시작됐다. 한달 쯤 지났을 때부터 나는 마치 해외에 나갔을 때처럼 우리 음식이 간절했다. 서소문의 콩국수집이 그리워지고, 평양냉면이 침을 흘리게 했다. 묵은지 김치찌개도 간절했지만 평창에서는 그런 미각을 해소해 줄 맛집이 많지 않다. 평창한우, 황태국, 곤드레밥 등 전통음식이 있으나 외국 손님이나 장기체류하는 외지인에게는 어쩌다 한 끼 정도일 것이다.

문득 2007년 IOC 총회 취재차 과테말라를 찾았을 때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장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박 전 회장은 “외국인들이 강릉가서 회를 먹고, 평창에서 황태해장국을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프랑스식당, 이태리식당, 중국식당, 일본식당을 어떻게 만들어서 준비할 것인지가 문제입니다”라고 했다.

다행히 강원도는 평창올림픽에 대비, 다양한 퓨전 한식을 개발하고 준비 중에 있다. 리우처럼 자기음식을 알리지 못하는 케이스는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빙상경기가 벌어지는 강릉 뿐만 아니라 설상경기의 중심인 평창에도 간이 식당 시설을 대량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국내 유수의 케이터링 업체들이 쉽게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손님의 입장에서 볼 때 리우올림픽은 성공이다.

리우의 성화가 불타오르기 전까지 세계는 브라질을 주목했다. 경험 부족으로 운영면에서 과연 잘 치러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샀다. 더구나 최근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고, 실업난이 발생하면서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비상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민은 큰 문제점을 돌출하지 않고 대회를 잘 마무리했다.

리우올림픽을 보면서 평창이 얻은 소득이 있다면 자신감이다.

한국은 이미 1988 서울올림픽, 2002 월드컵 축구대회,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 굵직한 국제스포츠 이벤트를 잘 치러냈다. 더구나 요즘 젊은 세대는 큰 어려움 없이 영어를 구사하지 않나. 참고로 리우에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들을 만나기 어려워 힘들었다.

어제 만난 한 미국기자는 “리우 올림픽이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평창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다”라고 했다.

반사이익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있는 저력이 우리에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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