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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ㆍ경찰 합심…‘운전中 마비증세’ 50대女 생명구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시민과 경찰관이 힘을 합쳐 운전 중 응급 상황에 빠진 50대 여성을 재빨리 병원으로 옮겨 목숨을 살렸다.

22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윤모(50ㆍ여) 씨는 지나 18일 오후 4시께 부산의 동생 집에 가려고 승용차를 몰고 강남구 청담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윤 씨가 갑자기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건 청담대교에 올라선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호흡곤란과 함께 심장을 마치 누군가 쥐어짜는 것 같은 고통이 왔고, 운전대를 잡은 그의 오른쪽 손과 팔도 마비되기 시작했다. 윤씨는 왼쪽 손으로 힘겹게 핸들을 꺾었다. 가장자리 차로에 차를 세우고서 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나니 왼팔마저 움직일 수 없었다.


휴대전화로 응급 신고도 할 수 없게 된 윤 씨는 있는 힘을 다해 온몸을 비틀어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다른 차량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부분 차량이 윤 씨를 그대로 지나쳤지만, 한 트럭 운전자와 택시기사가 차를 세웠다. 이들은 윤 씨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며 괴로워하자 대신 112에 전화를 걸었다. 이어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함께 손발을 주물렀다. 교통 순찰차 3대가 3∼5분 만에 잇따라 현장에 도착했지만, 구급차는 정체 때문에 현장에 닿지 못하고 있었다.

윤 씨의 상태는 심각해져 손발이 오그라들더니 의식까지 혼미했다. 강남서 교통안전계의 유경균ㆍ김영만 경장과 강동호 순경은 구급차를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씨를 순찰차 뒷좌석에 태우고 인근 병원으로 달렸다. 강 순경은 출발 직후 윤씨가 의식을 잃자 심폐소생술을 했다. 다행히 윤씨는 10분 안에 병원에 도착했고 치료를 받고서 회복했다.

강 순경은 “숨을 쉬지 않고 의식을 잃어서 교육 때 배운 심폐소생술을 계속했다”며 “당시 운전자를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 이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윤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와 과호흡증이 왔다는 진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 상황을 무사히 넘긴 윤 씨는 “다들 지나치는데 바쁜 생업을 멈추고 달려온 트럭 운전자와 택시기사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연락처를 미처 받지 못했지만 언젠가 꼭 뵙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이 빠르게 판단을 내려줘 구급차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병원으로 이송해 줬다”면서 “의식이 거의 없던 나에게 ‘1분만 버텨달라’, ‘곧 병원에 도착한다’고 말하던 것이 기억나는 데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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