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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나는 괜찮지 않다’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나는 괜찮지 않다(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와이즈베리)=독일 최고의 심리치료사 바르데츠키가 여성의 심리 중 특히 나르시시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여성 나르시시즘’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 심인성질환 전문 병원에서 10여년간 각종 심리장애와 중독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임상사례 수천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바르데츠키는 폭식증, 거식증 등 각종 섭식장애를 비롯해 사람, 알코올, 약물 등 다양한 중독 증세를 보이는 여성 환자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내면에는 자존감 부족과 대인관계 장애라는 두 가지 근본적 문제가 있음을 밝혀낸다. 그러나 이들은 이 문제를 제외하면 오히려 활달하고 당당한 태도, 뛰어난 업무성과, 잘 관리된 외모 등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감과 우월감에 한껏 도취됐다가도 작은 비판이나 거부에 쉽게 상처받고 자기 비하와 열등감에 빠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책은 어떤 인생 경험과 상처에서 이런 문제가 비롯됐는지, 어떤 방식으로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아듀 레비나스(자크 데리다 지음, 문성원 옮김, 문학과지성사)=자크 데리다가 1995년 세상을 떠난 철학자 레비나스를 애도하며 쓴 글을 엮었다. 데리다는 책에서 ‘아듀’‘환대’‘맞아들임’‘무한’‘응답’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레비나스의 사상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데리다가 조사로 쓴 ‘아듀’는 ‘신에게로’의 의미로 쓴 것. 즉 신에게 맡긴다는 것은 레비나스의 사상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그를 맞아들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생전에 레비나스의 철학과 끊임없는 대결을 벌여온 데리다는 특히 레비나스의 윤리적 명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레비나스가 타자에 대한 책임을 일깨우는 윤리, 정치 너머의 윤리를 강조했다면, 데리다는 레비나스가 말한 ‘환대’와 ‘맞아들임’의 개념을 통해 이 윤리의 문제가 어떻게 정치와 엮일 수 있는지 문제 삼는다. 데리다는 특히 피난자들이 추방되고 있는 현실에서 환대에 대한 진중한 숙고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한 철학자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


▶파이널 인벤션(제임스 배럿 지음, 정지훈 옮김, 동아시아)=인공지능에 대한 미래 전망은 장밋빛과 잿빛으로 갈린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이 분야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10여년동안 인터뷰해온 배럿의 화제의 이 책은 그 중 가장 불편하다. 2045년 초인공지능이 실현돼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것이란 시나리오다. 저자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비윤리적인 인공지능이 인간이 점유해온 모든 산업기반과 자원을 지배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신체마저도 이용할 수 있는 원자로 여길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이 초인공지능으로 발전하는 건 불가피하다. 저자는 이런 위험 기술개발이 대중과의 소통없이 먼저 완성하겠다는 전문가들의 욕구와 경쟁에 휩쓸려 있음을 지적한다. 인공지능의 논리와 윤리가 얼마나 빈약한지, 인공지능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관들이 어떻게 이를 악용할 수 있는지,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얼마나 비윤리적인지 등 불편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놓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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