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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의 꽃’ MD에게 듣는다 -현대홈쇼핑 식품팀 김구환 MD] “명인이 담근‘숭침채’로 프리미엄김치 도전”
단 한번 방송에 4000여개 2억원어치 동나
‘이연복 셰프 칠리새우’로 220억원 대박도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일반김치 가격은 ‘10㎏에 3만9900원’ 정도다. 그런데 5㎏에 4만9900원이나 하는 프리미엄 김치가 현대홈쇼핑에서 선을 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19세기 말 조선시대 요리책 ‘시의전서’에 나온 김치 ‘숭침채’를 들여온 사람은 바로 현대홈쇼핑 생활사업부 식품팀 MD 김구환(30·사진) 대리다.

“홈쇼핑도 프리미엄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 락앤락 용기를 안쓰고 가격을 더 낮추는게 낮지 않냐, 전복과 낙지는 양념 버무리면 안보이는데, 그걸 빼고 가격 내리는게 좋지 않느냐 등등 이야기가 많았지만, 고집을 피웠어요. 저는 숭침채 가격을 8만~9만원까지 높이고 싶었거든요.”


숭침채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두개를 받은 윤미월 김치명인의 배추 통김치다. 윤 명인이 일본의 한식당 ‘윤갗’에서 판매하는 김치로, 지난 달 22일 한국에 처음 소개돼 판매됐다. 김치를 만드는 식재료 100%가 국내산이며, 전복과 낙지 등 고급 해산물을 활용해 깊고 풍부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김구환 대리는 숭침채를 비닐봉투가 아닌 국산 락앤락 전용통에 담았다. ‘요리 같은’ 김치인 만큼, 명인이 감사의 말과 함께 추천 요리를 페어링한 편지를 넣었다. 그 결과 숭침채는 단 한번 방송됐지만 4000개 이상, 2억원 어치가 모두 팔렸다.

“김치는 보통 절여지는 과정에서 물이 많이 나오지만, 숭침채는 소금물에 배추를 담그지 않고 배추 입사귀가 아닌 뿌리 부분에만 소금을 뿌려 김치가 단단해지고 물이 잘 안 나와요. 액젓 대신 황석어젓 살을 저며 넣어 시원한 맛이 강한 서울식 김치죠. 삼겹살과 보쌈 보다는 회나 부드러운 음식과 잘 어울리고, 김치만 먹어도 짜지 않아요. 낙지랑 전북이 저며 들어가 있는데, 2주 숙성이 되면 김치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김구환 대리는 2012년 입사 후 3년 간 고객분석팀에서 근무하다가 2014년 말부터 식품팀에서 일했다. 지난해 백수오 파동으로 조리식품이 반사이익을 얻고 이른바 ‘쿡방’이 대세로 자리잡자 셰프 콘셉의 조리식품 특화에 나섰다. 이연복, 정호영, 홍석천, 이원일 등 쿡방으로 유명한 셰프들의 상품을 운영했다.

그가 론칭한 대표작은 칠리새우를 비롯한 이연폭 셰프 상품들이다. 지난해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연복 셰프 상품들은 론칭 후 3개월 간 100억원 이상 팔려 나갔다. 현재까지 약 11개월 간 누적 매출이 22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식품팀 전체 매출(2300억원)의 10% 가까운 수치로, 2001년 출범함 현대홈쇼핑 식품팀에서 보기 드문 성과다.

김 대리는 “과거에는 여름에는 아이스망고, 겨울에는 킹크랩이 잘 나갔는데 이제는 이런 공식이 맞지 않는다”며 “고객들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는 만큼, 새로운 것을 찾아서 고객에게 먼저 제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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