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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낸 보험료 해외에서 굴러간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자회사를 전면에 내세워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수익 구조는 보험계약자들이 납입한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2010년만 해도 연 6%대였던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은 지속적으로 추락해 올 초까지 4%대를 유지하다 1분기 평균 3.9%로 떨어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하면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이자가 많아지면서 금리역마진에 따른 이자 부담이 확대된다. 특히 과거에 판매했던 확정형 고금리상품의 역마진에 따른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사진=중국 안방보험 전경

이에 저금리로 국내 주식이나 채권 투자만으로는 운용수익률이 한계에 봉착한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자회사를 통해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1위 보험사인 삼성생명이 대표적이다.

삼성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운용 자회사 삼성SRA자산은 최근 독일의 최고층 빌딩 코메르츠방크 타워를 9000억원에 인수를 추진 중이다. 삼성 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ㆍ삼성화재ㆍ삼성증권 등과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에 추가 투자를 모집해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자산운용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운용자산 규모가 커야 한다”면서 “최근 보험사의 자산운용 자회사들이 펀딩을 통해 자산운용 규모를 키우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또다른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5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위임받아 해외 및 대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생보 2위사인 한화생명 역시 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운용자산을 해외채권 위주로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유가증권 등 해외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2분기 기준으로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15.4%를 해외유가증권(주식ㆍ채권)에 투자했다. 이는 1분기보다 1.9%포인트 오른 것이다. 투자 금액도 5월 기준 11조9852억 원에 이른다.

한화생명 내 증권운용사업부를 자산운용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으로 이관한다는 계획도 자산운용을 공격적으로 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의 해외 투자 확대도 두드러진다.

동양생명은 국내 회사채는 매각하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물 투자는 늘리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난 1분기 해외자산 비중은 8.5%로 전분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금액 규모로는 1조75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758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모기업인 안방보험을 따라 공격적인 투자 방식으로 선회하면서 투자수익률이 지난해 3분기 3.5%, 4분기 3.8%에 이어 올 1분기 4.3%로 상승 추세다.

최근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저축성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투자수익률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양생명은 지난 1분기에 2.85%라는 높은 최저보증이율의 저축성 상품을 판매했다”며 “이는 안방보험의 중국, 글로벌 자산운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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