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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오르면 수출 늘어난다?…다 옛날 얘기입니다
환율-수출·금리-환율의 ‘동조약화’
달러-금 ‘역상관관계’도 희미해져
브렉시트 이후 커진 변동성으로
비전통적 통화정책 확산 원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기존 경제 상식의 틀이 깨지고 있다.

동조흐름(커플링)을 보였던 환율과 수출, 금리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약해졌고, 반대방향으로 가던 달러와 금은 동조모습을 보이며 기존 역학관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부양을 위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비정상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를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율과 수출=환율이 오르면(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 늘어난다는 공식은 예전같지 않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7월 26일 발표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빅맥지수는 3.86달러(4400원)로, 원ㆍ달러 환율의 적정선은 873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빅맥 가격이 5.04달러인 점을 고려해 동일한 물건의 가치는 어디서나 같다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적용하면 5.04달러와 4400원이 같아야 한다.

이에 따라 적정환율(4400원/5.04달러)은 약 873원가 된다. 즉 원화가 달러보다 23.5%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1년 전보다 저평가 폭(21.5%→23.5%)은 커졌지만 수출은 되레 감소했다.

지난 7월 수출액은 41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2% 급감했다.

이런 현상은 일본과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달러와 금=대표적인 ‘역상관 관계(디커플링)’였던 금과 달러은 동조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이후 상관관계가 10년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뚜렷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시장 리서치 업체 스프로트 애셋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화 연계 ETF의 30일물 상관관계가 최근 10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통상 금과 달러는 서로 대체제 역할을 해 반대로 역방향으로 움직여왔다.

하지만 브렉시트 발표 이후 달러와 금은 모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동시에 올라가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같은 날 씨티그룹은 S&P500 지수와 10년물 국채 수익률, 달러화와 유가 및 금값까지 주요 자산의 상관관계가 ‘드라마틱하게’ 높아졌다며 앞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전망했다.

▶금리와 환율=금리를 내려 세계적인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는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를 띄고 있는 점도 이상현상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러시아, 헝가리, 한국, 대만 역시 금리를 내렸지만 통화 강세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경제이론상 통화완화에 나설 경우 통화 가치가 떨어지지만 반대로 통화가치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에 이어 지난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최근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대 밑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낸 바 있다.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 통상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가격이 움직이던 것과 반대의 행태인 것이다.

▶이상현상, 왜?=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상현상의 이유로 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떨어뜨리는 세계 각국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확산과 브렉시트를 지목하고 있다. 두가지 요인으로 글로벌 변동성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전의 경제이론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기존까지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강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의 정책 실패 후 통화정책이 물가와 달러를 좌우하는 시대는 갔다고 본다”며 “이제 실물 경제에 따라 달러화가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 웅 스프로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과 달러의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고, 변동성이 상승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뚜렷한 원인을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유력한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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