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 싹쓸이’ 한국 양궁 키워낸 현대차 기술력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한국 양궁의 남녀 전 종목 석권에는 현대차그룹의 R&D 기술력도 큰 몫을 했다.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리우 올림픽 전관왕’ 프로젝트는 자동차 R&D 기술을 적용해 장비의 품질ㆍ성능을 완벽화하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 경기 외적인 변수를 최소화하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센터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이뤄진 기술 지원방안은 현대차그룹의 기술은 물론, 실리콘밸리의 신기술까지 도입되기도 했다.


신차 개발때 쓰이는 비파괴검사…활 파손 여부 확인=2008년 베이징대회를 앞두고 당시 남자양궁의 간판이었던 박경모 선수는 베이징으로 떠나기 직전 평소 사용하던 활이 부러져 익숙하지 않은 새 활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보통 리커브 활의 날개(림)는 서로 다른 5층의 재질로 되어 있어 육안으로는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기가 쉽지 않았다. 또 반복되는 활의 당김과 쏘는 과정에서 날개 내부에 데미지가 축적되기 때문에 경기 도중이나 직전에 활이 부러지는 위험성도 있다.

이런 돌발상황을 막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재료개발센터의 분석 기술을 적용했다. 비파괴검사는 신차 개발시 부품들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술로, 3D CT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3D영상으로 재현, 내외부를 정밀 분석하는 방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을 이용해 선수들의 활 내부를 정밀 분석해 장비 파손에 대한 선제대응과 함께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였다.



선수들 손 모양에 꼭맞는 ‘맞춤형 그립’ 디자인=일반적으로 양궁 선수들은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을 자신의 손에 꼭 맞도록 직접 손질한다. 기성품 그립을 칼로 깍거나 찰흙을 덧대 자신의 손에 맞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 대회처럼 장기간 경기가 벌어지는 도중에 그립에 손상이 가면 새 그립을 다시 손에 맞도록 다듬어야 해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1~2㎜ 오차로 메달의 색깔이 바뀌는 양궁의 특성상 종전과 똑같이 만들기는 쉽지않다.

이에 양궁협회와 현대차그룹은 현대ㆍ기아차 디자인센터의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미리 제작했다.

3D 스캔은 신차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으로, 신차의 디자인이 결정되면 디자인 및 설계 부분이 협의를 거쳐 내외부를 그대로 재현한 실물 크기의 클레이모델을 제작하게 된다. 3D 스캐너로 클레이모델를 꼼꼼하게 스캔한 후 그 정보를 기본으로 자동차를 설계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기술과 장비를 맞춤형 그립 제작에 적용해 이번 리우 대회를 위해 선수별로 한 명당 5개씩을 그립을 제작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불량화살 걸러내는 ‘슈팅머신’ 개발=양궁에서선 활 뿐만 아니라 화살 역시 중요한 장비다. 선수들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화살을 골라내기 위해 직접 활시위를 당기며 화살을 테스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이같은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가 제작한 기기가 바로 ‘슈팅머신’이다. 슈팅머신은 50미터의 거리에서 동일한 힘, 방향, 속도로 화살을 쏴 신규 화살들의 불량 여부를 테스트 하게 된다.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5㎝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을 받게 되고, 이같은 테스트를 거친 화살들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의 화살 분류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igiza7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