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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촌 잔반의 재탄생… 리우의 가난은 셰프가 구제한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만1000여명의 선수들이 머무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음식물이 버려진다. 유명 요리사가 이 남은 음식을 가난한 이들을 위한 훌륭한 식사로 탈바꿈시켜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 마시모 보투라와 브라질의 셰프 데이비드 헤르츠는 이번 올림픽에서 이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2일 보도했다.

이들은 선수촌에서 버려지는 음식으로 하루 5000 인분의 식사를 만들어 리우의 빈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헤르츠는 “못생긴 과일이나 채소, 이틀 내에 버려질 요거트 같은 것들만을 재료로 일한다”며 “우리는 굶주림과 맞서 싸우고 좋은 음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 마시모 보투라. 그가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서 운영하는 식당 ‘오스테리아 프란세스카나’는 최근 영국 요리 잡지 ‘레스토랑’에서 세계 최고의 식당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번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이어지며, 이후에는 ‘소셜 비즈니스’로 전환해 요식업 관련 직업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 굶주리는 사람의 비율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개선돼 5% 미만이지만, 2억명이 넘는 인구를 감안하면 수백만명이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리우 역시 빈민들의 문제가 심각하며 이는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소비 행사의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30~40%가 수확, 운송, 가공 등의 과정에서 버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을 수도 있는 비극이다.

헤르츠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앞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다른 도시에서도 유사한 프로젝트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투라는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엑스포에서도 남은 음식으로 빈민들을 돕는 시도를 한 바 있다. 당시 유명 셰프 65명이 참가해 상당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보투라는 또 ‘영혼을 위한 음식’이라는 문화 재단을 최근 발족시켜 기아와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해 세계가 좀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보투라는 내년부터는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손잡고 미국 뉴욕에서 버려지는 식재료 재활용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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