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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여성전용 열풍...여성인권과 상술의 절묘한 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이 나라는 여성에게 개발도상국이다. 제한된 기회, 앞길 가로막는 불공정. 과거의 상식들이 (우리를) 속박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불편하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알고 있다.”

일본의 한 화장품 업체가 오는 20~27일 개최할 취업설명회에서 이같은 홍보영상을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영상소식을 접한 남성 네티즌들은 “‘여성전용 사회’에 반대한다”라며 “사회가 남성을 범죄자로 몰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네티즌들은 최근 도쿄(東京)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전용’ 서비스 상품들이 ‘남성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여성은 엄마가 순간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게 된다’라는 내용의 화장품캠페인 광고로 인기를 끈 ‘Pola’(폴라). 해당 업체는 취업설명회 홍보영상으로 “일본은 여성에게 개발도상국이다”라는 주장이 담긴 내레이션을 포함해 남성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POLA 유튜브 채널]

일본 인터넷 매체는 지난 7일 일본 화장품 업체 ‘Pola’(폴라)가 오는 20~27일 도쿄ㆍ나고야ㆍ오사카ㆍ후쿠오카 등에서 열 취업설명회에서 ‘일본에서 여성의 인권은 억압받고 있다’는 내용의 홍보영상을 제작해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전용 야간버스의 내부사진

화장품 업체 ‘폴라’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번달 3일 사이 ‘여성 이름불러주기 캠페인’ 광고(CM)를 내보내 화제가 됐다. 해당 광고는 “결혼을 하면 여성은 이름을 잃는다”라며 “여성의 이름을 불러주면 여성호르몬 ‘옥시토신’의 분비량이 증가한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여성은 예뻐진다”라는 내용을 담아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영상을 본 일부 남성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여성전용 가라오케(노래방)

영상 유통채널인 유튜브에 해당 영상이 올라오자 남성 네티즌들은 댓글에 “결혼을 하면 이름을 잃는 건 남성도 마찬가지”라며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영상을 만들었냐”라고 반발했다. 또 “여성만을 위한 이런 서비스 때문에 남성들이 설 자리를 잃어간다”라며 남성 차별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싱크탱크 ‘여자회’에 따르면 ‘여성전용’ 상품이 창출하는 시장효과는 약 3조 7000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최근 여성전용 레스토랑에서부터 택시, 쉐어하우스, PC방, 노래방 등 다양한 전용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경제분석가 다카시 즈카사(森永卓郎)는 “여성들은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홍보면에서 시장을 창출하는 데 분명 도움이 준다”라며 “하지만 ‘남성전용’ 혹은 ‘남성 한정’ 서비스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여성만 우대할 뿐, 남성을 우대하는 서비스는 없다”라고 토로한다. 트위터에서 ‘프리무라’라는 이용자명을 가진 네티즌은 “여성전용칸은 치한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여성전용 노래방이나 PC방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상을 제작한 폴라업체의 관계자는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내각도 여성의 활약을 강조하지만, ‘여성이 어떤 걸림돌도없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이다’라는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여자가 (사회에서) 활약하게 하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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