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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저는 못 봅니다” 말 없이도 짠한 사진 한 장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저는 (사진) 못 찍습니다.”(북한 여자양궁 감독)

“저는 (카메라) 못 봅니다.”(북한 여자양궁 강은주)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 2016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LH)은 16강서 북한 강은주와 만났다. 이번 대회 첫 남북대결이어서 남북 선수단 모두 긴장이 가득했다.

장혜진은 긴장도 풀고 첫 남북대결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만들 요량으로 ‘셀카’를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 감독은 처음에는 “(사진을) 못 찍습니다”라고 거절하다 옆에만 서 있으라고 요청하자 그제야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봤다. 하지만 강은주는 “저는 못 봅니다”라고 답하며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한승훈 코치 제공

장혜진은 “요즈음 북한 분위기 등이 있어서 그런지 어제 함께 연습할 때도 은주가 대화를 피하려 했다. 경기장 밖에서 북한과 마주칠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승훈 코치가 제공한 남북 선수단의 사진에 팬들은 “뭔가 짠한 사진이다” “이 사진이 왜이렇게 가슴이 아플까” 등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와는 반대로 앞서 남북 기계체조 선수들의 셀카는 리우올림픽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이은주는 예선전에서 북한의 홍은정을 만나 밝은 표정으로 셀카를 찍었다. 두 선수 모두 앳되고 밝은 얼굴이 그대로 표현됐다. 역사적인 사진 한 장이었다.

야후 스포츠는 “모두를 하나로 묶는 올림픽의 힘은 여전하다. 이은주와 홍은정이 함께 사진 찍은 장면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고 했고, 이안 브레머 뉴욕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며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셀카를 찍기 위해 길게 뻗은 이은주의 왼손을 가리켜 “우리가 올림픽에서 이러한 위대한 몸짓(Great gesture)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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