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목조르고 욕조에 넣고 ‘갖은 폭행’…20대 이모에 희생된 3세 조카
“침대에 대변 묻었다”…20대 이모 범행 당일 수차례 폭행

”말 듣지 않는다“ 평소에도 폭행…경찰 학대 여부 조사중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몸에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된 채 숨진 3살 남자 어린이는 이모의 폭행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 나주경찰서는 지난 10일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A(25ㆍ여) 씨가 조카 B(3) 군을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48분께 나주시 이창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B 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1시에서 오후 3시30분 사이 집에서 ”자주 설사를 해 침대 시트에 변이 묻었다“는 이유로 양손으로 B 군의 목을 졸랐고 이후 욕실로 데려가 몸을 씻기다가 B 군이 구토를 하자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다섯 차례 B군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B 군이 숨을 쉬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에 직접 신고했다.


B 군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나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B 군의 머리, 이마, 배에서 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되자 병원 측이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조카와 함께 병원에 온 A 씨를 추궁, ”조카를 돌보는데 말을 듣지 않아 갑자기 화가 나 목을 졸랐다“는 자백을 받고 이날 오후 4시59분께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당초 경찰은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B 군이 목이 졸려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건 당시 A씨가 조카를 폭행하고 욕조에 넣은 점을 토대로 폭행이나 익사로 숨졌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이날 B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려낼 방침이다.

경찰은 A 씨가 언니 대신 조카를 돌보는 와중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행하고, 지난달에는 팔을 밟아 골절상을 입힌 사실을 확인하고 학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B 군의 친모에 대해서도 학대 사실을 알았는지, 묵인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폭행이나 학대 사실이 확인되면 폭행치사나 아동복지법위한 혐의를, 살해의 고의성이 드러나면 살인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A 씨는 2013년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으며 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분노조절장애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투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은 의료 기록 등을 확보해 A씨의 장애와 범행과의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B 군의 몸에서 발견된 멍 자국이 생겨난 시기, 원인,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 등을 확인, 학대가 지속됐는지를 규명할 계획이다. A씨, B군, B군 어머니는 지난 3∼4월 A씨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 B 군 어머니가 6월 충북 음성의 공장에 취직해 옮겨갔고 A 씨가 언니 대신 조카를 양육해 왔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