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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申의 한수’ 권창훈의 왼발, 온두라스를 소환하다
권창훈 결승골 멕시코를 ‘납작코’로
올림픽 사상 첫 조 1위 8강 진출
포르투갈 피하고 온두라스와 격돌
신태용 감독 “믿음이 승리의 원동력”



“팀 동료 모두 함께 했다.”

‘신태용호 황태자’ 권창훈(22ㆍ수원삼성)이 속이 뻥 뚫리는 한 방으로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후반 30분까지 유효슈팅 하나 없이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던 신태용호는 권창훈의 결승골로 역대 최고 성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C조 3차전 경기에서 후반 32분 권창훈이 뽑아낸 결승골에 힘입어 디펜딩챔피언 멕시코를 1-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오는 14일(한국시간) 온두라스와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2승만 더 하면 은메달 확보다.

10일 오후(현지시간) 올림픽 남자축구 C조 멕시코와의 3차전에서 권창훈의 골이 터지자 신태용 감독이 좋아하고 있다. 리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신태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고맙다. 이런 경기가 가장 힘들다. 스스로 이겨야 한다고 말하지만, 심리적으로 비겨도 올라간다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공격수를 믿었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수세에 몰렸다. 강력한 2선을 앞세워 짧은 패스위주로 멕시코를 공략했지만 번번이 막혔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문전에서 드리블 중에 수차례 공을 빠뜨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대로된 공격 전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권창훈이 후반 32분 직접 공을 잡아 해결했다. 오른쪽 코너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바깥으로 나왔다.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 권창훈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으로 쇄도하며 수비수 네명을 제쳤다. 그리고 맞은 일대일 찬스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골을 성공시켰다. 막혔던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순간이었다. 권창훈은 피지전 2골을 포함해 조별리그서만 3골을 기록했다.

사실 권창훈은 타고난 팀 플레이어다. 대표팀에서는 측면과 중원을 넘나들며 공격진에 공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원이 위험에 처할 때는 한발 아래로 내려와 수비가담도 돕는다. 이번대회 에이스 문창진(23ㆍ포항스틸러스)이 부진한 속에서 권창훈의 활약은 대표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표팀이 치른 3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중원을 종횡무진했다. 이날 멕시코전서도 전반전 상대 공세가 지속되자 페널티박스 아래까지 내려와 수비를 돕는 한편, 공격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뿜어냈다.

권창훈은 “선수들이 독일전보다 더욱 강한 정신과 간절함으로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며 “팀 동료들이 다함께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하다보니 찬스가 나왔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창훈은 소속팀 수원삼성에서도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진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원에서는 볼 배급을 맡고, 측면에 섰을 때는 크랙요원으로 변신해 상대 측면 수비진을 휘젓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삼성의 유스팀인 매탄고를 졸업한 권창훈은 고교 시절부터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되며 국제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서는 AFC U-19 축구 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권창훈의 가장 큰 장점은 강인한 정신력이다. 리우에 출국하기 전 독일 선수들의 명단을 봤느냐는 말에 “봤지만 아는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라며 특유의 여유를 드러냈다.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이) 워낙 중요한 무대라 국민들의 깊은 관심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칭찬이든 질타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대표팀에 뽑아주신 걸 감사히 여기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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