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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 식혜로 식혀!
탄산음료는 갈증만 초래…밥알동동 ‘식혜’·달콤 알싸 ‘수정과’·신비한 맛 ‘오미자차’…전통음료로 기력 살리고 갈증 해소


무더운 여름엔 톡 쏘는 탄산음료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다 보면 오히려 더 갈증이 나고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전통음료는 은은한 맛과 향을 내며, 기력이 떨어지는 여름철 몸을 보(補)하는 작용을 한다. 시원한 식혜 한 사발은 더위를 잊게 해 준다. 여름에 마시면 좋은 전통음료를 소개한다.

▶밥알이 동동 ‘식혜’=전통음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식혜다. 식혜는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달콤한 맛이 나는 음료로, 후식으로 많이 마신다. 단술이나 감주라고도 부르는데 밥알을 띄워서 먹으면 식혜, 밥알을 걸러내고 국물만 마시면 감주다.


식혜에는 보리를 싹 틔운 엿기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한식재단에 따르면 엿기름에는 당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많이 들어 있어서 예로부터 명절처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 때는 꼭 식혜를 후식으로 마셨다. 소화제가 귀하던 시절이라 과식한 후에는 소화제가 필요했고 그 대신 마셨던 것이 식혜인 것이다.

식혜는 안동 식혜, 진주 식혜, 강원도 식혜, 경상도 식혜 등 지방마다 종류가 다르다. 안동식혜는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드는 특색이 있다. 가자미 식혜는 밥알뿐만이 아니라 가자미도 같이 삭혀서 만든 함경도 고유의 음식으로 일종의 젓갈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밥알만을 삭혀 만든 음료용 식혜만 식혜라고 표기하고, 밥알 외에 생선도 함께 삭혀 만든 것은 ‘식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달콤 알싸한 ‘수정과’=수정과는 식혜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음료다.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타고 곶감과 잣 등을 넣어 만든다. 생강과 계피는 두 가지 모두 한약재로 유명하지만 물에 넣어 끓이면 맵고 향기로운 물을 만들 수 있다.

수정과는 본래 겨울철 별미였지만, 지금은 계절에 관계 없이 마신다. 여름에는 수정과 특유의 알싸한 맛과 계피 향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날씨가 더워도 손발은 항상 차가운 수족냉증이 있거나 생리통이 있는 사람에겐 수정과가 좋다. 계피가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수정과는 소화를 촉진하고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다섯가지 신비한 맛 ‘오미자차’=오미자(五味子)는 말 그대로 5가지의 맛을 가진 열매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그리고 매운맛까지. 전혀 다른 성격의 맛이 작은 열매 안에 다 들어 있다.

오미자는 식용뿐만 아니라 약재로도 사용할 만큼 여러가지 효능을 갖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미자의 신맛은 사과산과 시트르산 등 유기산 성분 때문인데, 이는 혈관 질환 예방과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소화를 돕는 역할도 한다.

오미자차가 여름에 특히 사랑받는 이유는 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을 더하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오미자는 예로부터 냉차로 마시거나 화채로 만들어 먹었는데, 여기에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오미자를 따뜻하게 우려내면 시고 떫은맛이 강해지는 반면, 차갑게 천천히 우리면 맛이 더욱 좋아져 차게 즐긴 것이다.

생과를 미리 구입해 설탕이나 꿀에 재워 오미자청을 만들어 두면 오미자음료를 쉽게 즐길 수 있다.

▶천연 소화제 ‘매실차’=여름은 기온과 습도가 높고 기압은 낮아 소화계통의 질병이 쉽게 발생하는 계절이다. 이 시기에는 식욕 부진과 기력 쇠약을 겪는 사람이 많다.

매실차는 체액 보충과 식욕 증진에 도움을 준다. 중의학에서 매실차는 간의 열을 내리고, 위장과 비장의 소화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실차에는 레몬산, 사과산 등 유기산이 매우 풍부하다. 그 중 특수한 구연산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유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혈관의 노화를 촉진하는 여러 유해물질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유산은 체내 함량이 과다할 경우 피로를 느끼게 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선 체내 유산 함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매실차는 단기적으로 밤을 새우며 업무를 보는 사람의 정신과 신체를 일깨워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근육과 혈관 조직의 활력을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매실차의 단산성 물질은 타액과 위액의 분비를 자극시켜 갈증과 허기증을 해소해 주고, 멀미 예방과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매실차는 간을 보해주고 혈압과 혈지방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어 장기간의 음주로 인해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긴 사람이 마시면 급성 간염, 고혈압, 고지혈 등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 좋다.

이밖에 매실차는 인체의 산과 알칼리의 균형 조절에 도움을 준다. 매실차에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이 함유돼 있는데, 특히 다른 과일차에 비해 비타민 B2의 함량이 100배 이상 높다. 매실차는 신맛이 나지만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육류 등 산성 식품을 과하게 먹었을 때 마시면 좋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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