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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수상한’ 가족회사…대우조선 자금 흘러갔나?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던 대우조선해양의 일부 자금이 당시 이 은행의 은행장 가족 소유 기업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우조선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의 부인(60)이 대표로 있는 부동산업체 J사로 대우조선 비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이 회사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민 전 행장의 가족 기업인 J사의 최근 10년간 거래내역, 귀중품과 문서 등을 포함한 대여금고 존재 여부 등 금융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J사는 민 전 행장 부부와 두 딸이 전ㆍ현직 등기이사로 올라 있는 자본금 13억원 규모의 부동산임대업체다. 민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지난 2008년 9월 주식회사에서 외부 감사를 받을 필요없는 유한회사로 바꿨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J사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거나 비자금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J사는 등기부상 본점 주소지인 서울 대치동 한 상가에 존재하지 않고, 직원ㆍ매출 등도 확인할 수 없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J사의 주소지엔 현재 만두가게가 입점해 있다. 
[사진=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검찰은 특히 남상태(66) 전 대우조선 사장과 특혜성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홍보대행업체 N사에 지급된 돈 20여억원 중 일부도 J사나 민 전 행장측으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사 대표 박모(58ㆍ여) 씨는 민 전 행장과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 간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남 전 사장이 정ㆍ재계 인맥이 넓은 박 씨와 특혜성 계약을 맺고, 이 대가로 민 전 행장을 상대로 자신의 연임 로비를 부탁했을 것을 추측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변호사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로 박 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N사 자금 흐름 추적 결과 단순한 운영자금이나 투자용도로 보기 어려운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 전 행장은 현재 출국 금지된 상태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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