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기료 폭탄 유감 ①] “비싼 에어컨 바람 앞에선 개ㆍ돼지보다 못하다니…”
-시민ㆍ네티즌, 정부의 전기료 누진세 폐지 거부에 분통

-산업용에 비해 비싼 가정용 전기료를 지적하는 댓글들

-“수요 감축 위해 페널티”…정부 발언이 기름 부은 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직장인 조정근 (34) 씨는 오늘도 에어컨 리모콘을 만지작거리기만 한다. 등에 땀이 줄줄 흐르고 있지만 에어컨을 선뜻 켜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전기요금 ‘누진세’ 때문이다. 올 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저녁과 자는 동안 5~6시간 씩 에어컨을 틀었는데 주변 지인으로부터 “그러다가 누진세 구간 넘어가면 전기요금 폭탄 맞는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이미 전기요금만 20만원 넘게 냈다는 주변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집안 온도는 높은데다 음식물 처리기도 전기요금 걱정에 쓰지 못했더니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 벌레들이 꼬이기도 한다. 조 씨는 “올 여름 지날 때까지 차라리 집에서 밥을 해 먹는 대신 밖에서 먹고 에어컨 바람 나오는 카페에서 시간 보내다가 들어와 잠만 자야할 판”이라면서 “집에서 쾌적하게 지내는 정도로도 전기요금을 걱정해야 하는게 정상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고 쾌적한 여름나기를 위해 전기요금 누진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정부가 “누진세 폐지는 불가능하다”며 선을 긋자 시민들은 정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냉방을 합리적으로 하면 전기요금 폭탄은 나오지 않는다”며 시민들의 전기 소비 행태를 탓한 것이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직장인 김모(35) 씨는 “하루 4시간만 에어컨을 사용하면 요금 폭탄이 없다는 말에 국민을 개ㆍ돼지로 아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정작 진짜 가축들은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아 24시간 에어컨을 쐐도 전기 요금 폭탄에서 자유롭다 하니 국민을 개ㆍ돼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당 최고 41.9원을 적용받고 누진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사진설명= 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세 폐지 여론에 대해 거부의사를 보이자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산업용 전기에 비해 가정용 전기를 과도하게 비싸게 받으면서 국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산업용 전기에는 누진세 없이 낮은 단가를 매기고 주택용에는 누진세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네티즌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전기 수요를 감축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에 대해 네티즌 Cli**는 “많이 쓰는 사람에게 페널티를 줘 전기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데 많이 쓰는 산업용 전기에도 페널티를 물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네티즌 완전노*은 “4인가족이 살려면 350㎾도 적다”며 “애 많이 낳으라고 할거면 이런 것도 좀 살펴줘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미 전기요금에 대해 다자녀 혜택을 주고 있지만 냉장고나 TV, 형광등 등 냉방과 상관없이 생활을 위한 전기만 써도 전기요금이 10만원 이상 나온다는 것이 다둥이 가정의 고충이다.

임신 6개월차 주부 유모(32) 씨는 “검침을 보니 이번달 전기세가 40만원을 훌쩍 넘을 것 같은데 첫째 아이 땀띠 때문에 에어컨을 끄지도 못하겠다”며 “가뜩이나 무거운 몸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뚝뚝 떨어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가정용 전기를 원가 이하로 제공하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 네티즌 아이리어*은 “최근 한국전력이 흑자를 봤다던데 전기를 원가 이하로 제공하면서 어떻게 흑자를 본단 말이냐”며 “한전이 분식회계라도 한 게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