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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2 ①] 수애 “이젠 주변이 조금 보여요”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제가 정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여리여리한 수애가 해낼 수 있을까? 여자가 하기에 가장 격렬한 운동인 아이스하키를?’ 하시면서요.”

수애(37)가 달라졌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국가대표 2’에서 여자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의 에이스로, 숨겨둔 스케이트 실력을 뽐낸다. 보호대를 몸 이곳저곳에 대어 몸을 커다랗게 만드는 대표팀 유니폼 없이도 수애는 커 보인다. 여리여리 하다기보다는 단단한 진짜 운동선수 같다.

그래도 수애는 여전하다. 수애가 울면 관객도 운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때, 혼자 눈물을 참기란 어려운 일이다. 명불허전 ‘눈물퀸’답다. 여자 선수만 6명이 등장하는 영화에서도 수애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가 된 탈북자, 리지원 역을 맡은 그를 최근 서울 삼청동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 ‘국가대표 2’에 출연한 수애.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정통 드라마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애의 필모그래피에서, ‘국가대표 2’는 색다른 선택이었다. 그는 “스포츠 영화를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은 몸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고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에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한 동료들의 동료애가 있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감정도 증폭된 것 같아요. 스포츠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가 아닐까요.”


여배우 여섯이서 영화를 찍었다고 하니 “아무래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다. “여배우들끼리 얼마나 견제가 심했겠느냐고요, 살짝 의심하시는 분들이 많았죠. 그런데 첫 촬영이 갯벌에서 훈련하는 장면이었거든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여배우 타이틀은 내려놓고, 언니동생으로 지냈어요.”

배우들은 촬영 전 3개월 동안 아이스하키 트레이닝에 매진했다. 하루에 적게는 2시간, 많게는 4시간씩, 중심 잡는 것부터 질주하는 장면 등 모든 장면에 필요한 기술을 익혔다. 기본적으로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 멤버로 나오는 오연서, 김슬기, 하재숙, 김예원, 진지희, 그리고 아이스하키팀 감독 역할의 오달수까지 다 같이 연습하는 일정이었다. 팀워크는 자연스레 따라왔다. 
[사진= ‘국가대표 2’에 출연한 수애.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그래서인지 “작품마다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라는 수애에게도 ‘국가대표 2’의 의미가 남달랐다. “정말 이 여배우들과의 호흡이 좋았어요. 이걸 놓을 수가 없어요. 한 명이 아닌 일곱 명의 호흡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저에게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저에게 또다시 없을 수도 있으니까, 이 인연을 오래 이어가고 싶어요.”

탈북자라는 캐릭터에 맞게 북한 사투리 구사에도 신경을 썼다. ‘나의 결혼 원정기’(2005)에서 해 봤던 북한 사투리가 큰 도움이 됐다.

“원래 리지원이 사투리가 아닌 서울말을 쓰는 캐릭터였어요. 그런데 캐릭터에 접근하다 보니 사투리를 써야 할 것 같아서 감독님에게 제안을 했죠. 북에 두고 온 동생을 기다리는 마음이 전해져야 하는데, 서울말을 쓰면 이곳에 적응해 가는 기원으로 비칠 것 같아서요. 그렇지만 또 탈북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서울말과 북한말이 섞인 말투를 쓰려고 하니 더 어려웠어요.”

[사진= ‘국가대표 2’에 출연한 수애.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수애는 이번 영화로 “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함께한 친구들 때문에 그렇게 나를 내려놓는 과정이 수월했다”고 했다. 그에게 ‘국가대표 2’는 “현장에서 즐겼다는 것”이 남는 영화라고 말했다.

극중 호흡을 맞춘 박소담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의 신인시절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저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저랑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신인 때 당찬 모습이랑, 그 안에서의 배우와 본인 사이의 충돌 같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요.”

“모든 게 다 어렵던” 신인을 지나 이제는 현장에서 ‘선배’가 된 느낌도 이야기했다.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하는 게 스트레스일 정도로 현장을 즐기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현장에서 주위를 보면, 후배들이 저를 보고 있는 게 느껴져요. 시선을 느끼면서 저도 더 둘러보게 되고요. 그런 법을 저도 배워가고 있어요.”

대중에게 다른 방식으로 노출되는 것보다 작품으로만 모습을 나타내는 수애는 다소 고전적인 배우 같다. “그게 아니고 구식이죠.” 웃으며 말했다.

수애와 팬과의 거리는? “음…, 긴장감 있는 사이? 제가 순발력이 없다 보니 예능이나 SNS에서 저의 개인적인 모습도 보여드리고 소통하고 싶은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에는 ‘런닝맨’(SBS)에도 출연했어요.” (웃음)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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