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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경제, 위기의 가계] 사라진 경기순환 사이클…‘L자형 장기침체’현실화 되나
대외여건 악화·주력산업 경쟁력 상실
경기회복 체감 못하고 다시 하강 국면
하반기 성장률 1%대로 추락 가능성



우리경제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기순환 사이클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여건 악화와 주력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우리경제가 자생적 회복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L자형 장기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순환 사이클 상 회복국면에 진입해 정점을 지나더라도 이를 체감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시 하강국면으로 빠져드는 종잡을 수 없는 ‘두더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경기순환 국면도 작년말을 정점으로 제11순환기의 상승국면을 마무리하고 다시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면서 저성장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4일 통계청과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1970년대 초반 이후 장기적인 경기 사이클로 볼 때 최근의 우리경제는 제11순환기의 확장국면을 지나 올해초부터 수축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제11순환주기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제불안과 내수 위축이 심화된 2013년 1분기에 저점을 찍고 확장국면에 진입했으며, 확장국면이 작년 4분기까지 약 30여개월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우리경제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기순환 사이클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여건 악화와 주력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경제가 자생적 회복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L자형 장기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계청이 경기종합지수를 개편하면서 경기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1970년대 이후 2013년초까지 모두 10차례의 경기순환이 진행됐으며 확장기는 평균 31개월, 수축기는 18개월이 걸렸다. 이로써 하나의 경기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데 49개월이 걸렸다.

2000년대 후반 이후 경기 사이클을 보면 제9순환기의 경기확장과 수축이 2005년 4월부터 2009년 2월까지 46개월간 진행됐고, 10순환기는 2009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49개월간 이어졌다. 통계청은 제11순환기의 저점이 2013년 3월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LG경제연구원은 그 이후의 경기흐름을 볼 때 작년 4분기를 정점으로 제11순환기의 상승국면이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될 경우 상승국면 지속기간은 약 33개월로 이전의 확장국면 지속기간과 큰 차이가 없게 된다.

문제는 경제주체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승국면이 마무리되고 다시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경기 사이클을 토대로 상승과 하강을 측정했으나 이에 대한 체감도가 낮아지면서 경기 사이클의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경제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기순환 사이클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여건 악화와 주력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경제가 자생적 회복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L자형 장기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제11순환기의 경기확장이 내수 주도로 이뤄졌으나 그 강도가 미약했고, 특히 추세적으로 성장활력이 저하되면서 상승국면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각 순환기 상 회복국면의 평균 성장률을 보면 2005년 이후 제9순환기엔 5.0%, 2009년 이후 제10순환기엔 5.5%로 5%대를 유지했으나 2013년 이후 제11순환기엔 3.1%로 크게 낮아졌다.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진 것은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등 예기치 못했던 충격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세계교역과 제조업 부진이라는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우리경제의 주된 동력이었던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외여건이 악화된 상태에서 내수 주도의 상승국면이 진행됐지만 본격 회복이라기보다는 이전의 위축에 따른 기술적 반등 측면이 더 컸다.


제11순환기의 수축국면에 진입한 올 하반기에는 수출 부진과 기업 구조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성장률을 1.9%로 예측했고, LGㆍ현대경제연구원도 상반기 2%대 중~후반에서 하반기에는 2%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2~2.4%로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경제정책도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 체질개선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장활력 저하로 경기순환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며 “장기적 경제흐름을 고려한 성장잠재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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