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페인터 러시석스(Lushsux)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클린턴 벽화에 덧칠 중인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올렸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멜버른의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성조기 문양의 비키니를 입고 허리춤에 돈을 끼운 대형 클린턴 벽화를 그렸다.
그는 이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부분이 비난 여론이었다.
항의가 거세지자 인스타그램측은 다음날 이 게시물에 대해 삭제를 요구했으며, 멜버른의 관계 당국도 벽화를 지우라고 러시석스와 건물주에게 요구했다. 당국은 힐러리여서가 아니라 그림 자체가 선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러시석스는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림을 지우는 대신 눈을 뺀 나머지를 모두 검은색 니캅으로 덮어 클린턴을 ‘무슬림 여성’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리고 이를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더 이상 모욕적이고 헐벗은 클린턴이 아니다. 이 무슬림 여성이 불쾌하다면 당신은 편견이 심한 성차별, 인종차별, 이슬람 혐오자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또 다른 벽면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옷을 벗고 있는 모습을 그려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그림도 애초 트럼프의 성기까지 묘사해 그렸으나 나중에 중요 부분만 클린턴의 얼굴 그림으로 덧씌워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석스는 2일 오후 “당국이 이겼다. GG(포기한다는 뜻의 게임 용어)라는 글과 함께 새로 페인트칠한 벽 사진을 올리며 삭제요구가 있었던 사실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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