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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초 승부사] 내년 최저임금은 왜 440원 올랐을까?
[HOOC=이정아ㆍ손수용 기자, 박규리ㆍ한상혁ㆍ신보경ㆍ홍윤정 인턴] 2017년 최저임금이 결정됐습니다. 올 6030원에서 440원 오른 6470원.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위원이 제시한 안으로 선택됐습니다. 최저임금 1만 원을 외치는 알바노조와 같은 노동계의 주장은 묵살됐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근로자 위원은 전원 사퇴했습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질문이 생깁니다. 왜 기업 경영자를 대변하는 사용자 위원 의견대로 최저임금이 정해지는 걸까요? 왜 내년도 최저임금은 440원이 오른 걸까요? 비밀은 정부에게 있습니다. 100초 안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440원. 소주 두 잔 반 마시고, 껌 4개 씹을 수 있고, 봉지라면 반개 먹고, 자판기 고급커피 한 잔 원샷 드링킹할 수 있는 돈.

#. 근데 뜬금없이 왜 440원이냐?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440원 오를 거거든. 이 돈 받으면서 하루 8시간 일한다 치면 올해보다 3520원 더 버니까 편의점 도시락 하나를 더 먹을 수 있는 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매일 일한다 치면 치킨 한 마리를 더 사 먹을 수 있는 돈.

#. 근데 말야.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세요? 누구신데 이렇게 참 많이도 올려주시는 거에요? 이런 사백사십 원이야.

#.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 1만 원을 주장하는 노동자 편, 7년째 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기업 경영자 편, 그리고 정부 편이 모여 있는 위원회. 여기서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노동자 편이랑 경영자 편 양쪽의 입장이 달라도 너무 달라. 역시나. 이 둘의 입장은 마감일까지 전혀 좁혀지지 않았지.

#. 그런데도 내년 최저임금은 440원 오르는 걸로 정리 끝. 합의를 본 거냐고? 아니, 노동자 편 사람들이 모두 빠진 회의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됐어.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 비밀은 정부 편 사람들한테 있지. 기업 경영자 편 사람들이랑 정부 편 사람들 머릿수를 합치면? 이미 과반수 이상. 최저임금 협상은 반쪽짜리 협상, 인정?


#. 특히 이번에 기업CEO를 대변하는 위원들이 어록을 남겼어. “103만 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지 않으세요?” 자, 이분들이 덧셈에 약한 거 같으니, 이제부터 덧셈 시간이야. 내년부터 최저임금 받고 하루 8시간 일해서 월화수목금 한달 일한다 치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돈은? 간단히 따져서 103만5200원(주휴수당 제외). 근데 월세 내고 전기세 수도세 각종 공과금 내고 버스비 내고 하루 3000원 남짓 세끼 먹고 핸드폰비 내면 남는 돈? 200원. 마이너스를 면하려면 아파서도 안되고 친구를 만나도 안되고 영화를 관람해서도 안되고 경조사 모두 외면해야 된다고.

#. 그래서 103만 원으로도 살 수 있지 않냐고 말하는 바로 저 사람들한테 난 버락 오바마의 말을 전하고 싶어. “당신이 그 돈으로 살아봐.” 이런 사백사십 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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